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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개딸 수박’ 억측에…안규백, 15년 수박 선물 올해는 ‘안 해’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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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중순 ‘안규백표 수박’ 선물, 올해는 안 해

“15년째 수박 돌렸는데…불필요한 오해 살 선물”

이재명 ‘수박’ 먹자…개딸들 ‘이장님 시그널’ 공세

안규백, 국회 방호원·청소노동자에겐 평년대로 ‘수박’

헤럴드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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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매년 6월 전북 고창수박을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돌려왔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는 수박을 돌리지 않기로 했다. 불필요한 논란이 일 수 있어 이를 사전에 막자는 차원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 등 ‘친명계’ 인사들이 수박을 먹는 장면이 잇따라 공개됐다. 이 대표 강성지지층은 이를 ‘이장님이 수박을 공격하라는 시그널’이라 해석했고 이는 당내 계파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안 의원은 3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올해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수박을 돌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괜한 이야기만 듣게 되는 상황에서 수박을 돌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15년째 매년 수박을 돌려왔는데 수박 자체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해마다 자신의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200~250통가량의 수박을 서울로 실어날라 여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등에게 수박 선물을 해왔다. 전북 고창은 유명한 수박 산지로, 당도 등 품질 측면에서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안 의원은 올해는 수박 선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박’은 겉은 푸른색이지만 속은 빨갛다는 의미로, 민주당 소속 의원 가운데 ‘비명계’ 인사들을 가리키는 멸칭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이 대표가 지역 행사에서 수박을 먹는 모습이 연출돼 ‘수박’이 또 한 번 홍역을 치르는 일도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열린 ‘청년 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끝난 뒤 수박을 먹었다. 이를 본 이 대표 강성지지층 소위 ‘개딸(개혁의딸)’은 “이장님(이재명)이 수박을 처단하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 해석하면서 비명계 인사들에 대한 공세가 재개되기도 했다.

보다 더 최근인 지난 29일에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현근택 변호사가 아예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먹는 장면을 올리기도 했다. 현 변호사는 “남한산성에 왔다. 수박이 정말 맛있다”는 글도 함께 게재했다. 현 변호사는 최근 ‘개딸 논란’과 관련해 “BTS 보고 아미(BTS 팬클럽)를 그만두라는 얘기가 가능하겠나”라며 “이분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우리 이 사람 팬입니다' 하고 있는데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그만둬라 (하는 것) 자체가 제가 보기에는 웃기는 얘기”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에게 듣기 싫지만 쓴 고언을 했다는 이유로 저런 얘기(비명계 비판)를 하시면 이 대표는 점점 더 주변에 사람이 떠날 것”이라며 “BTS 팬덤은 정말 착한 일 많이 한다. 남 공격하기보다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하려고 그러고 선행을 베풀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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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재명계’ 현근택 변호사. [현근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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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수박’은 이미 국회 내 6월이 배포시기로 굳어질 만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모르는 인사가 없는, 유명한 ‘여름맞이 입하 선물’이다. 안 의원은 손이 큰 정치인 가운데 한 명으로, 수박 외에도 지역특산물인 홍어나 망고 등도 ‘안규백 선물’ 품목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안 의원의 대표 선물인 ‘수박’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안 의원이 앞으로 수박 선물을 계속할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안 의원은 지난해에도 수박을 의원실에 선물로 돌렸다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6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은 다음날 국회 의원회관에 수박을 돌려 의원들로부터 ‘내가 수박이란 뜻이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안 의원은 ‘내년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냐’는 질문에 “아직은 정해진 바가 없다. 괜한 구설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대신 국회 방호원과 청소노동자들에게는 평년대로 고창수박을 돌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정치인인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지, 일반 국회 구성원에게 수박을 돌리지 못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국회 내 일반직 분들에게는 올해도 수박을 돌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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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국회 의원회관에 선물로 돌린 고창수박.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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