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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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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國 고위급 “WMD 확산방지” 머리맞대… AI·암호화폐 등 신기술 공동 대응도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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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PSI 회의… 공동성명 채택

외교·국방 고위 당국자 등 160여명 참석

尹 “北, 핵개발 물자·자금 불법조달 계속”

이도훈 차관 “北 제재회피 대처도 논의”

제주 기상 악화로 31일 해상사열 취소

李국방, ‘욱일기’ 日함정 경례 안 받아

71개국 외교·국방 고위 당국자들이 제주 서귀포에 모여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을 위한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를 개최했다. 대표단 165명이 모인 이날 회의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어긋나는 핵·탄도미사일 등 전통적 비확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암호화폐 등 새로운 기술이 WMD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경계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세계일보

이도훈 외교부 2차관(왼쪽)이 30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체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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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PSI 20주년 고위급 회의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도 불법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와 자금을 계속 조달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 비확산체제 강화와 WMD 확산 방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보니 젱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WMD 확산 방지를 위한 규범을 모니터링하고 이행하는 국제 안보 체제에 지속해서 도전을 가하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무기가 잘못된 이들의 손에 들어갈 위험은 여전히 너무나 많은 곳에서 지속적인 우려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암호화폐, 3D 프린팅·AI·양자컴퓨팅 등 새로운 기술이 WMD 확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응해야 한다는 언급이 들어갔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약식회견에서 “북한은 지금 해상 불법 환적, 해외 노동자 파견, 암호화폐 탈취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불법 활동 세 가지 분야에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얘기했다”고 밝혔다.

PSI 이틀째인 31일에는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WMD 확산 억지를 위한 다국적 해상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 23’가 예정돼 있다. 다만 제주 기상 악화로 우리 해군·해경 함정만 정박 훈련을 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함정 사열 의식도 생략되면서 자위함기(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 승조원들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경례하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는다.

세계일보

30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체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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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I는 WMD와 운반 수단, 관련 물자의 불법 확산 방지를 위해 2003년 미국 주도로 출범한 다자 안보 협력 체제다. 현재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특정국을 겨냥하지 않지만 2009년 한국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했을 때 북한은 이를 ‘선전포고’로 언급했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입장에서 “주권 국가에 대한 해상 차단 봉쇄를 기정사실화한 PSI 훈련을 벌여 놓으려 한다”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서울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을 포기할 것인가와 같은 논쟁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이 확고하단 점을 거듭 강조했다.

서귀포=홍주형 기자, 곽은산·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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