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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부산고에 3.5억 기부→봉황기·황사기 우승...정작 추신수는 “미안하다”고 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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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부산고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선린인터넷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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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야구 명문 부산고가 모교 선배 추신수(41)의 지원을 등에 업고 사상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품었다. 추신수도 기쁜 것은 마찬가지다.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했다.

추신수는 지난 2021년 2월 SSG와 연봉 27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에 왔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선수다. 복귀 그 자체로도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추신수는 한국에 온 이후 ‘기부 천사’가 됐다. 당장 6억원을 모교에 기부했다. 이 가운데 3억원이 부산고로 갔다. 2022년에는 1억2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기부하는 등 유소년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기부를 했다.

대선배의 지원을 받은 부산고도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 2022년 봉황기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는 또 다른 기록을 썼다.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선린인터넷고를 12-3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품었다.

창단 후 황금사자기 우승은 처음이다. 즉, 고교야구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추신수도 부산고 시절에는 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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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2022년 모교 부산고에 5000만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지원했다. 2021년에는 3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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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면에 추신수의 지원이 있었다. 부산고는 추신수의 기부금으로 야구장 구형 전구탑을 LED조명등으로 새롭게 설치하고, 추신수의 이름을 딴 실내연습장 ‘추신수관’을 새롭게 마련했다.

추신수의 손길은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 작년에 총 5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부산고에 추가로 후원했다. 모교 사랑이 계속되는 중이다.

효과가 나온다. 부산고는 지난해 29년 만에 봉황기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황금사자기 우승까지 달성했다. 오롯이 추신수 덕분이라고 하면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추신수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불문가지다.

부산고 박계원 감독은 “모교를 위해 기부를 실천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모교를 위해 선뜻 지원을 결정해준 추신수 선수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덕분에 선수들이 폭염, 장마 등 훈련이 어려운 날씨에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선수들 모두 부산고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더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 결과 지난 2년간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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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추신수. 사진 | 문학=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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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기부 당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학교와 어떻게 기부금을 활용할지 상의했다. 실내운동장과 라이트 여건을 지원해 주고 싶었다. 선수들이 해가 질 때까지 3~4시간 동안 공을 던지고 치는 기본적인 훈련밖에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훈련 여건이 갖춰지면 기술적인 훈련은 물론,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 체력도 잘 만들 수 있다고 봤다. 2년간 좋은 성적을 내줘 후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미안함도 표했다. “나도 학창 시절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야구를 할 수 있었고, 주위 선수들도 프로까지 와서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모교를 위한 도움을 일찍 시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후배들도 있지만, 그 전 후배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 안타깝다. 한편으로, 꼭 내 지원 때문이 아니라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선수단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축하한다. 내가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후배들이 좋은 결과를 내줬다”고 힘줘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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