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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인플레, 코로나, 기후변화가 빈부격차 촉진…‘신흥 거지’ 나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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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층 바로 위 신빈곤층의 출현

헤럴드경제

방글라데시 다카 길거리 모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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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유엔(UN)의 빈곤 전문가들이 꼽은 수백만 명의 신(新) 빈곤층 발생 위험 국가는 방글라데시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 높은 인플레이션, 코로나 엔데믹의 지속적 영향으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리비에 드 슈터 유엔 극빈 및 인권 특별보고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슈터 보고관은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극빈층 바로 위의 ‘신 빈곤층’ 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빈곤층이란 저축이 거의 없고 예기치 않은 실직이나 의료비 지출이 발생할 경우 빈곤선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높은 이들을 가리킨다.

그는 “이는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율의 결과”라며 “생활비가 8~9% 상승한 것이 빈곤층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쳐 저소득층을 깎아내리고 식량 불안과 부채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통계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인플레이션은 4월에 약 9.2%, 식량 인플레이션은 8.8%를 기록했다. 또한 소득 불평등을 측정하는 방글라데시의 지니계수는 2010년 0.456에서 2016년 0.482로 상승했던 전력이 있다.

아울러 오는 2026년 방글라데시는 UN 최빈개발도상국 지위를 졸업할 예정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슈터 보고관은 “원칙적으로 방글라데시가 상당한 경제 발전을 이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좋은 일이지만, 개발 모델을 재창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위가 없으면 방글라데시는 특정 무역 특혜와 EU, 캐나다, 미국의 주요 시장에 대한 우선적 접근을 잃게 되어 수출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앞으로 가뭄, 사이클론, 홍수 등 극심한 기상 이변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해질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빈곤층일수록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방글라데시의 많은 사람들, 특히 빈곤층이 최근 몇 년 동안 기후 관련 재난으로 인해 난민이 됐다. 지난해 12월 UN 통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인 1000만 명 이상이 기후 난민으로 분류됐으며, 2050년까지는 인구 7명 중 1명이 기후 변화로 인해 난민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책임져야 할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UN의 보고서는 방글라데시의 고위층이 책임감 부족으로 오히려 빈곤 퇴치에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관은 “많은 인권 운동가, 비정부기구, 심지어 학자와 언론인까지 공포와 협박에 시달리는 분위기”라며 “이 나라 지도층은 책임감이나 투명성이 없다. 부패나 잘못된 자금 관리를 고발할 수 없다면 정부는 빈곤 감소에 중요한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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