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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크라이나, 국제 중재 거부…젤렌스키, “대반격 시기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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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이날 최고사령관 회의에서 시기 결정”

대통령실 부실장, “중재는 너무 늦은 시점”


한겨레

러시아군이 이례적으로 대낮에 공습을 단행한 2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주민들이 지하철로 대피해 에스컬레이터에 앉아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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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 시설 공습에 집중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은 “국제 중재는 너무 늦었다”며 러시아군의 완전 철수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그동안 여러 추측이 이어져왔던 봄철 대반격과 관련해 “시기를 결정했다”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이호르 조우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실장은 29일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한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는 데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외교 분야 핵심 보좌관인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야기할 때 브라질의 평화안, 중국의 평화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평화안은 가능하지 않다”며 “지금과 같은 전기에 우리에겐 중재자가 필요 없다. 중재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지난 2월23일 12개 안으로 구성된 평화 중재안을 발표한 데 이어 4월26일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 나섰다. 이 전화 회담 뒤인 지난 16일 중국은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를 우크라이나 문제를 다루는 시 주석의 특사로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다.

서구와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치는 대표적인 ‘글로벌 사우스’의 국가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4월22일 포르투갈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고, 16일에는 남아공 등 6개국이 중재를 위해 양국에 평화사절단을 보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우크바 부실장은 이런 중재 노력에 대해 “너무 늦었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조우크바 부실장은 대신 러시아의 완전한 철수와 적대 행위 중단 등 10개 항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의 평화안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 ‘10개 항 평화공식’을 공개한 바 있다. 조우크바 부실장은 지난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 평화안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면서 “주요 7개국이 (10개 항 가운데) 그 어떤 것에도 우려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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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대한 대반격 시점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서 “최고사령부 회의에서 탄약 보급, 새로운 여단 훈련, 우크라이나군 전술 등에 대해서뿐 아니라 (대반격) 시기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며 “결정은 내려졌다”고 말했다. 앞서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방위위원회 서기는 지난 27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반격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내일, 모레 또는 1주일 뒤에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흐멜니츠키의 군 비행장 등 군사 시설과 흑해 연안 최대 항구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주로 밤사이에 공습을 이어갔으나, 이날은 이례적으로 오전 11시께 수도 키이우 공습을 단행했다.

이튿날인 30일엔 반대로 러시아 모스크바가 무인기 공습을 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공습이 우크라이나군의 “테러리스트 공격”이며 무인기는 격추했고 중상을 입은 이는 없지만 일부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리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모스크바 크레믈(크렘린) 상공에서 무인기 2대가 격추된 사건이 일어났는데, 우크라이나는 당시에도 관여를 부인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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