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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러 스파이’ 의심받았던 벨루가, 4년만에 스웨덴 해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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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러시아 스파이’라고 의심받았던 벨루가가 최근 스웨덴 해안에 출현했다. 사진은 4년 전 노르웨이 해안에서 처음 발견된 벨루가의 모습. 벨루가의 몸통에 하네스가 둘러져 있다./BBC 유튜브


2019년 러시아 장비를 부착한 채로 발견됐던 ‘스파이 벨루가(흰돌고래)’가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벨루가가 최근 스웨덴 해안에 나타났다.

이 벨루가는 2019년 4월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벨루가의 몸통에는 하네스가 둘러져 있었다. 이 하네스에는 액션카메라를 끼울 수 있는 장치가 달려 있었고, 걸쇠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노르웨이 당국자들은 이 같은 점을 바탕으로 벨루가가 러시아 해군으로부터 훈련받은 ‘스파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벨루가가 사람의 손길에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유지 등에서 탈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노르웨이 당국은 벨루가의 몸에서 장치들을 제거해줬다. 포획 등 다른 조치는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시민들은 벨루가에게 ‘발디미르’(Hvaldimir)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는 노르웨이어 단어 고래(Hval)에 러시아식 이름 ‘~디미르’를 붙인 것이다.

벨루가는 2019년 처음 발견된 이후 3년여 간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서 남쪽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몇 달 동안 속도를 높여 스웨덴 해안으로 이동했고, 지난 주말 훈네보스트란드 인근에서 목격됐다.

해양 생물학자 세바스찬 스트랜드는 현재 이 벨루가의 나이는 13~14세로 추정되며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벨루가의 수명은 40~60년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트랜드는 “벨루가가 머무르고 있던 자연환경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졌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빠르게 이동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호르몬 작용으로 짝을 찾으려는 것일 수도 있다”며 “벨루가는 매우 사회적인 종이기 때문에 외로움 탓에 다른 벨루가들을 찾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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