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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현역 의원은 없다" 與 '태영호 후임자' 찾기 첫 날, 예상 밖 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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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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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 공백을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지난 29일 시작한 가운데 첫 날 2명의 원외 인사가 도전의사를 밝혔다.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현역 의원 중에선 아직까지 출사표가 나오지 않았다. 최고위원 경선레이스가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한 양상을 보이면서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양일 간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는다. 후보등록을 마친 후 자격심사와 선거운동을 거쳐 다음달 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보궐선거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선 최고위원 궐위시엔 전 당원이 참여하는 전당대회가 아닌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인사는 두 명으로 모두 원외인사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후보 등록현황을 묻는 질문에 "원외 인사 2명이 등록했다"며 "현역 의원 중에선 아직 (등록한 후보가) 없다"고 말했다.

후보등록자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천강정 국민의힘 경기도당 의료정책위원장과 정동희 작가다. 정 작가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29일) 아침 9시에 국회에 가서 첫 번째로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했다"고 적었다. 천 위원장은 예비경선(컷오프)에 통과했지만 본경선 관문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고, 정 작가는 컷오프에서 낙마했다.

현역 의원들은 아직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은 전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관련한 당내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당내에서도 내부적으로 어떤 분들이 출마하겠다 이런 의견을 밝히는 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현역 의원들이 이번 보궐선거에 도전할 만한 유인이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위원이 갖는 위상과 언론 주목도를 고려하면 인지도 향상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도부 활동으로 오히려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지역구 관리 등 개인적인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최고위원 선출 3개월 만에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이나 태영호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활동에서 비롯된 말실수가 징계로까지 이어진 만큼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에 입성하는 게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무래도 현역 의원 입장에선 최고위원 도전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점도 많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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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당 안팎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된 원내 인사는 호남 지역 재선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과 경북 지역 재선인 김석기(경북 경주)·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 등이다. 이 중 이용호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김기현 대표가 내건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에 어울리고 중도 외연 확장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최고위원 후보로 언급돼 왔다.

그러나 최근 당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출마 가능성이 낮아졌단 분석이다. 이 의원도 지난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을 위해 헌신해야겠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손들고 나설 생각은 없다"며 "굉장히 벅찬 자리이기도 하고 또 감당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생각도 들고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그런 입장"이라고 밝히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석기 의원은 주요 당직을 맡은 경험이 있고, 이만희 의원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위원에 적합하단 평이 나온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지역구가 영남권이란 점에서 당에 쇄신 이미지를 불어넣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기현 대표(울산),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박대출 정책위의장(경남 진주) 등 주요 지도부가 모두 영남권 출신이란 점에서다.

원외 인사 중에선 홍보본부장으로 내정됐다가 임명이 무산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4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 지난 전당대회에서 5위로 낙선하며 적지 않은 당내 지지세를 확인한 데다, 호남 출신이라 중도 외연 확장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민 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아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됐던 주요 인사들이 장고를 거듭하면서 지도부의 결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당 안팎에선 지도부 차원의 단수추대 형식으로 교통정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기현 대표가 지난 26일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관장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국민의힘은 후보등록 마감까지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장동혁 원내 대변인은 SBS라디오에서 "지도부에서도 한 명을 추대하는 것이 당내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최고위원 선발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경선으로 갈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경선 입장을 밝혔지만 오늘(29일) 후보등록 하는 것을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합의추대나 경선 여부는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칙은 경선을 통해 최고위원을 보궐선거로 뽑는다는 것이고 내부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정해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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