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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대전 집단 성폭행' 의혹 초등학교 교사 논란… 교육부 "개선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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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2022.6.13/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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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고등학생 시절 여중생 집단 성폭행에 가담하는 등 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면직된 가운데 정부가 관계 당국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교사들의 성범죄 이력을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 못지않게 미성년자 시절 받은 보호처분으로 장래를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반론도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9일 "(이번 논란과 관련해) 법무부, 법원 등 관계부처를 모아 회의하면서 개선 방안을 논의해보려고 한다"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짧은 기간에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20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지적장애 미성년자 집단강간범이 초등학교 교사, 소방관이 되는 미친 일이 벌어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 A씨는 자신을 "12년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지인"이라고 소개하고 "과거 대전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아 그중 한명이 초등학교 담임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A씨가 언급한 사건은 13년 전인 2010년에 대전지역 고교생 16명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지적 장애 3급 여중생을 한 달여에 걸쳐 여러 차례 성폭행한 사건으로, 가해 학생들은 소년법에 따라 소년부 송치돼 보호 처분을 받았다.

의혹이 불거진 뒤 당사자로 지목된 교사 B씨는 먼저 면직을 신청해 결국 교단을 떠나게 됐다. 논란 이후 소년법 보호처분이 형사처벌이 아니어서 전과로 남지 않고, 범죄경력 자료에도 기록되지 않아 교사 등 공직을 맡는 데 지장 없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학생을 직접 상대하는 교사들의 성범죄 이력에 대해선 더욱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현재 예비 교원이나 교원이 성인이 돼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선 현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교육공무원법, 초·중등교육법에는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행위를 결격 사유로 본다. 이 때문에 성범죄 이력이 있는 경우 교대, 사범대를 졸업할 때 받을 수 있는 교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성범죄 이력이 발견되면 임용되지 못한다. 교사로 임용된 후에는 1년마다 성범죄 이력을 조회해야 한다.

그러나 소년법의 기본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소년법 32조에는 보호처분은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성범죄라고 하더라도 미성년자 시절 저질러 보호처분을 받은 경우 교사가 될 수 없도록 강제하는 것은 소년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의미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계 입장에선 그런(미성년자 시절 성범죄 의혹이 있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라며 "저희는 (성범죄와 관련한 소년법 보호처분 역시) 결격 사유에 해당하도록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년법의) 보호 처분 제도 자체의 철학이 있기 때문에, 많은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당장 지금은 제도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법무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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