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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당장 내려줘”…美 버스서 운전자와 승객 총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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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하차 거부에 승객이 총 뽑자 운전자 응수

승객은 재판 예정…운전자는 즉시 해고

미국에서 버스 안에서 운전자와 승객이 말다툼을 벌이다가 서로 총기를 꺼내 총격전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은 18일 오전 11시경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소식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버스 승객인 오마리 샤리프 토비아스(22)는 버스가 샬럿 프리미엄 아울렛 인근을 지나던 중 버스 운전사에게 불법 하차를 요구했다. 그러나 운전사인 데이비드 폴라드는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라”며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두 사람은 2분여 동안 말다툼을 벌였고, 갑자기 토비아스가 권총을 꺼내 폴라드에게 들이댔다. 그러자 폴라드도 권총을 뽑아 들고 토비아스를 향해 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총격전 도중 토비아스가 버스 옆문으로 도망치자 폴라드는 앞문으로 나가서 쫓아가면서까지 총을 쐈다.

이 과정에서 토비아스는 복부에, 폴라드는 팔에 총상을 입었다. 그러나 둘 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샬럿 교통당국(CATS)은 “두 사람 모두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곧 건강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버스 안에는 다른 승객 2명이 있었는데 이들도 다치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영화 ‘버스 657’에 등장하는 버스에서의 총격전 장면.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CATS 관계자는 “둘 중 누가 먼저 총을 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용의자인 토비아스는 현재 구금 상태로 조만간 법정에 설 예정이다.

폴라드는 19년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곧바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사유는 근무 중 화기 및 무기 소지를 금지한 사규를 위반한 것이다. CATS는 “이 규정을 단 한 번 위반한 것으로도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풀라드의 변호를 맡은 켄 해리스는 “나는 수년 동안 CATS의 운전자를 변호해왔는데, 그들 중 일부는 근무 중 폭행을 당하거나 총에 맞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CATS가 운전자를 위한 보안 및 안전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줄 것으로 요청해왔다”며 법정 소송을 예고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잇따르는 총격 사건을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총기법을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참사 1주년을 맞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텍사스 초교 총기참사 추모행사에서 “미 전역의 지역사회에서 너무 많은 학교와 너무 많은 일상적인 장소가 ‘킬링필드’(killing field·대량 학살 현장)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총기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산업은 대규모로 인명을 앗아가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언급하며 이런 면책을 종료할 법안을 의회에 요구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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