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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태국 야권 연정 협상 난항…하원의장 자리 놓고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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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아타이당 지지자들 기자회견…"연정 탈퇴해야"

하원의장 자리 둘러싼 갈등…국민도 불안감 표출

뉴스1

2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가 촌라난 스리카웨 프아타이당 대표와 야권 8개 정당 연립정부 구성 업무협약(MOU)에 체결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23.05.22.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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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태국 총선에서 집권 중인 군부 정당들을 누르고 제1정당을 차지한 전진당(MFP)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삐걱거리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프아타이당에서 하원의장 자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전진당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연정 구성에 대한 여론도 회의적인 상황이라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29일 태국 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일부 프아타이당 지지자들은 방콕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그들의 요구가 담긴 서한을 당에 전달했다.

이들은 전진당이 하원의장 자리를 프아타이당에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진당이 연정 구성에 필요한 하원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프아타이당이 전진당 주도 연정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앞서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은 지난 14일 총선에서 군부 정당들을 제치고 하원 500석 중 151석을 확보해 제1정당을 차지했다.

오는 8월 초 예상되는 상·하원 합동 총리 투표에서 피타 대표가 총리가 되려면 전진당은 연정 구성에 나서야 한다.

2017년 군부 개정 헌법에 따라 총리는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과 총선으로 뽑힌 하원의원 500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상원이 군부 측에 몰표를 던진다고 가정하면 하원 500석에서 75%에 달하는 376석을 얻어야 한다.

전진당은 이를 확보하지 못해 141석으로 제2정당에 등극한 프아타이당을 포함해 야권 7개 정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해 313석을 얻었지만 이마저도 총리 선출에는 부족하다.

또 전진당은 총리와 하원의장을 모두 노리고 있어 프아타이당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필승 전략으로 내세운 '왕실모독죄 폐지'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원 회의와 안건 등을 관장하는 의장 자리 사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프아타이당 안팎에서는 전진당이 총리와 하원의장 모두 독식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마사지 업계 대부이자 각종 비리를 폭로해 정계에 올랐던 추윗 카몬위싯은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제하고 군부 정당들과 중도 품차이타이당과 연정을 구성하려는 '비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프아타이당은 "피타 대표를 총리로 내세우는 연정 구성 노력에는 변함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연정 협상을 바라보는 태국 국민들도 불안감을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수안두싯폴이 지난 24~26일 태국 국민 135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8%는 전진당 중심의 새 정부 구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답했다.

또 '새 정부 수립 과정이 순조로울 것 같냐'는 질문에는 58.33%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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