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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리튬 없는' 어반리튬, 6개월 만에 사명 변경…뜬소문에 투자자 혼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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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상호 변경이지만 리튬 관련 매출은 '0원'

회사 순이익이 매출보다 14배 많은 비정상적 매출 구조

지배구조도 석연치 않아…하이드로리튬 지배구조 정점과 동일 인물

아주경제

어반리튬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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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어반리튬이 6개월 만에 리튬포어스로 상호를 변경한다. 업계에서는 사명 변경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어반리튬이 그간 리튬 테마주로 분류돼 급등했지만 관련 매출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명 변경에 대한 실효성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이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어반리튬은 기업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해 리튬포어스로 상호를 변경한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회사는 사명을 바꿔가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리튬포어스는 2014년부터 '프롬써어티→에이티테크놀로지→피엠지파마사이언스→더블유아이→어반리튬' 등으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비정상적 매출 구조다.

올해 1분기 어반리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44억9243만원, 영업손실은 4억7491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회사 매출 대비 14배를 뛰어넘는 652억5182만원을 시현했다. 당기순이익 중 금융수익이 669억원에 달한다.

이는 회사 자체 사업 경쟁력보다 주식 가격 급등으로 평가이익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튬포어스는 연초 1만4750원 선에 머물렀으나 지난 3월 말 78% 상승한 2만625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올해 1분기 이차전지 테마에 힘입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이차전지용 리튬 소재 제조·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더블유아이에서 어반리튬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이차전지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튬포어스라는 회사가 리튬 사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테마주로 묶여 돈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어반리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리튬 관련 매출은 0원으로 파악됐다. 휴대폰 액세서리 매출이 44억3500만원으로 99%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1%인 5700만원마저 주요 사업 활동과는 관련이 없는 임대 외 수익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리튬포어스 지배구조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웅 대표→리튬인사이트→리튬포어스(옛 어반리튬)'로 이어지는 구조다. 리튬인사이트를 지배하는 리튬인사이트는 자본잠식 기업이다. 리튬인사이트의 2022년 개별 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의 자본총계는 -118조6016억원, 자본잠식률은 39%에 달한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전웅 대표는 2016년 포스코를 퇴사한 이후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다른 리튬 상장사인 하이드로리튬도 '전웅 대표→리튬플러스→하이드로리튬'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하이드로리튬 전신은 코리아에스이라는 회사로 토목자재 부품제조·판매를 하는 출렁다리 제조업체였다. 하이드로리튬은 지난해에 리튬 관련 매출이 없음에도 이차전지 광풍을 타고 주가가 150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IB 관계자는 "리튬 사업 실체는 찾아보기도 어려울뿐더러 회사가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지속적인 사명 변경으로 인해 '작전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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