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모두가 기다리던 ‘엘롯라시코 선두쟁탈전’ 서튼 감독 “어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롯데 서튼 감독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7 회초 1사 2,3루에서 안권수의 2타점 좌전안타로 득점한 선제타점 주인공 유강남을 환한 표정으로 맞이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어썸(Awesome)!”

선두와 혈투를 앞둔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이미 잠실벌을 가득채울 팬들의 함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우리 팬은 전국 어디를 가든 구장을 가득 채워주신다. 그러나 (홈구장인) 사직과 (서울인) 잠실은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잠실은 (한국 야구의 중심인 곳인 만큼)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 잠실에서 단독 선두 휘파람을 불고 있는 LG를 만나니 기대할 수밖에 없다.

한 달 만의 조우다. 4월11일부터 사흘간 사직에서 치른 첫 3연전은 평균 3시간 45분 혈투를 치렀고, 57안타와 4사구 35개를 주고받는 혈투로 46점이 오갔다. 하는 선수도 보는 팬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명승부 같은 졸전으로 치렀다. 시즌 극초반이었고, 투타 모두 100% 컨디션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결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두 팀 모두 투타 조화가 좋고, 견고한 수비로 무장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LG가 비교 우위여서 롯데는 추격하는 입장이다.

스포츠서울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만원관중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3루쪽 롯데팬들의 응원열기가 고척돔을 뜨겁게 달구는듯 하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튼 감독은 “올해 팬에게 선물하고 싶은 단 하나의 목표는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다. 조정 중이고 개선해야 할 점도 드러났지만,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으로 경기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롯데는 선수 구성 변화만큼이나 달라진 팀 분위기가 눈에 띈다. 더그아웃에서 얘기 꽃을 피우는 선수가 늘었는데, 그 내용이 대부분 야구에 관한 것이다. 타자들은 어프로치, 투수는 가속구간에 관한 게 주 내용이다.

경기에 출전하든 아니든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언제 출격 명령이 떨어질지 모르니,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 상태로 그라운드 위에 있는 동료와 함께 호흡한다. 지난해에는 보이지 않던 모습이다. 경기 도중 교체돼 임무를 완수한 선수도 끝까지 더그아웃에 남아 느낀 점을 공유하거나 자신의 플레이를 복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스포츠서울

롯데 전준우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과 경기 5회초 2사만루 안치홍의 볼넷 때 홈으로 들어오며 박수를 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선참 전준우는 “예전에도 그랬는데, 요즘 야구를 좀 잘하니 이런 모습도 보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더그아웃이 야구 얘기로 북적인다는 건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다. 서튼 감독은 “감독 코치, 코치 간, 코치 선수, 선수 간 대화가 늘었다. 선수시절을 포함해 KBO리그에서 7년째인데도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KBO리그와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 노력 중이고, 그간 시행착오를 통해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화하다보면 건설적인 대안을 찾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LG가 3.32로 1위, 롯데가 6위(4.04)다. 경기당 평균 1점은 더 준다는 의미다. 팀 타율도 LG가 1위(0.290)이고 롯데는 5위(0.259)다. 수치로 드러나는 전력은 LG가 롯데를 압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치를 뛰어넘는 무형의 조건을 고려하면 롯데가 크게 처지지 않는다. 더구나 롯데는 리그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을 보유한 ‘전국구’ 구단이다. 특히 올해는 부산갈매기를 공식 응원가로 지정해 홈 원정 가리지 않고 부를 수 있다.

스포츠서울

마무리 김원중, 안치홍 등 롯데 내야수들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에서 6-5로 승리한 후 자축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튼 감독은 “잠실구장은 팬 함성이 상대 더그아웃에 날아드는 소리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상대 더그아웃으로 소리가 꽂히는 형태로 설계돼 응원전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그니처 응원구호인 “마!”도 상대 더그아웃으로 꽂히듯 날아든다. 잠실을 홈으로 쓰다 롯데로 이적한 선수들은 “롯데 팬이 지르는 함성에 기가 눌릴 때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성적이 좋을 때 롯데는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는다.

5월 순위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30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롯데 팬의 한(恨)을 고려하면 순위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줄 수 있다. 팬의 절실함만큼이나 선수들의 절실함도 크다. 올시즌 전반기 최고 빅매치가 잠실벌에서 열린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