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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초저출산 자력 탈출 어려운 한국..."고급두뇌 이민 모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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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이민청 추진에...'백의민족 순혈주의' 버리고 이민정책 큰변화 요구받아

파이낸셜뉴스

명동 거리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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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은 고급 인력의 이민이 매력적인 나라가 아니다, 조기유학 정책 등 긴 안목으로 외국인 이민자가 한국에 정착할 수 있는 장단기 계획이 필요하다."(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백의민족'이라는 순혈주의를 강조해온 우리나라는 저출산에 시달리며 이민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동안 제조업·농촌 위주의 저렴한 노동력 위주의 유입을 넘어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 고급두뇌가 한국에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유일한 0명대를 기록하면서, 초저출산을 타개하기 어려워져 이민확대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한국 내 체류 외국인 관련 문제의 컨트롤 타워를 담당할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을 상반기 신설하기로 했다. 고급두뇌 유입확대로 총인구·경제활동인구, 사업체·종사자, 특허출원, 지역내총생산 등 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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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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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우수인재 유입 빨라져

29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을 상반기 신설하기로 하면서 외국인 이민자 확대가 기대됐다.

범정부 차원의 통일된 정책을 신속 수립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사회 통합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연간 취업 비자 총량 사전 공표제'를 올해 하반기에 시행하고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편리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올해부터 국내에서 공부한 외국의 과학·기술 우수인재에 대해 학위 취득후 한국에서 국적을 신속 취득하고 정착할 수 있게 '과학·기술 우수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을 실시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카이스트 등 이공계 특성화기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의 경우 총장 추천 시 '거주자격'을 연구경력, 실적 등이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영주권'을, 연구실적이 우수하면 국적심의위원회를 거쳐 대한민국 국적을 제공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제조업, 농촌, 자영업 위주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주요국 처럼 고급인력을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한국은 고급 인력의 이민이 매력적인 나라가 아니므로 조기유학 정책 등 긴 안목의 투자도 필수적"이라며 "이민은 정치,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임팩트와 부작용을 수반하므로 장단기 계획을 세우고 정교한 이민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 정책으로 이민 정책과 거버넌스 구축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민 정책들의 한계와 문제점을 검토하고 법적·제도적 개혁이 필요한 매우 복잡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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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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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두뇌 유입 확대가 필요

기존 단순 해외 노동자의 유입에 의존할 경우 동전의 양면을 가진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은 "이민정책은 곧 해외노동자의 유입이 있는데, 혜택이 있으면, 그 반대급부로 부작용과 비용이 있다"며 "해외이민자의 유입은 부족한 노동력을 메꿀 수 있지만, 인종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을 통해 지방의 인구소멸을 막고 농촌, 제조업과 같은 산업분야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해 경제안정과 경제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노동자의 일자리가 뺏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유입된 해외노동자는 국내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고, 그들의 대폭 유입은 노동집약적산업 구조의 고착화와 기술혁신 지체를 유발해 경제 발전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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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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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 고령화 대비 인재유치 나서

해외 주요국들은 초고령사회에 걸맞게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최근 이민요건 완화를 추진하면서 이주에 필요한 소득 수준을 낮췄다. 또 이주자가 시민권 획득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5년으로 줄이며 이중국적 제한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독일에서 공부하기 쉬워지고 취업의 길도 넓어졌다.

광활한 땅에 비해 인구가 부족한 캐나다도 외국인 고급인력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 기준 지난해 캐나다 인구는 3957만명으로 전년대비 105만명이 증가했다. 이중 96%가 외국인이며, 전체 인구 대비 이민율이 20%가 넘는다.

캐나다 대학 졸업 후 1년 이상 근무 시 영주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경력이민제도', 미국 실리콘밸리 등 외국 벤처 기업 창업주를 대상으로 영주권 발급하는 '창업 이민제도' 등으로 고급인력이 정착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민 선진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이민자들이 각자 본국 문화를 존중하며 조화를 이루는 일명 '모자이크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모자이크 이론'은 문화와 정체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다원주의적 접근 방법이다.
#저출산 #제조업 #이민 #순혈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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