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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볕 드는 반도체, 힘 빠진 2차전지…주도주 ‘바통 터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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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효과’ 삼성전자 ‘7만전자’ 회복…SK하이닉스도 52주 신고가

3·4월 급등세 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는 잇단 조정…섹터별 희비 교차

일각선 “수요 회복까지 시간 필요” “세계 경제 둔화, 걸림돌” 전망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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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1분기 ‘깜짝 실적’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국내 증시 주도주가 2차전지 관련주에서 반도체주로 바뀌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 열풍이 관련 투자로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각각 7만300원(2.18%), 10만9200원(5.51%)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종가가 7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3월29일(7만200원) 이후로 1년2개월, SK하이닉스 종가가 11만원을 웃돈 건 지난해 5월25일(11만원) 이후 1년 만이다. 거래소가 반도체 제조·소재·장비업체 15개를 모아 집계하는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이달 들어 6.95% 상승했다.

반면 지난 3∼4월 급등세를 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들은 최근 조정을 거치고 있다. 에코프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불발,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의 법정 구속 등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주요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이달 들어 2.09% 상승에 그쳤다. 이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 엘앤에프,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C 등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성하는 대표 기업들로 구성됐다.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의 주가 흐름이 이달 들어 교차하는 모습이다.

1분기 최악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AI 특수’로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사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엔비디아의 올 1분기(2∼4월) 매출은 71억9000만달러(약 10조원)로 시장 전망치를 약 10% 웃돌았고, 회사 측은 2분기(5∼7월) 매출 전망치로 시장 전망치를 50% 이상 웃도는 110억달러 안팎을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GPU시장의 8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정보기술(IT) 분야는 소비재적인 성격이 강해 심리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면서도 “챗GPT 등 AI 산업 발전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최근까지 수세에 놓였던 반도체 기업도 다시 공세적인 전략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오는 3~4분기에 들어서야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가 (국내) 반도체 수출 실적의 저점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수출의 V자 회복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3~4분기 메모리 단가 반등과 함께 수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요 국가들이 일제히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등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반도체 산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KIET) 전문연구원은 “반도체만 인공지능(AI)산업 덕분에 계속 호황일 것이라고 담보하기는 어렵다”면서 “메모리반도체 실수요 측면에선 정점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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