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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뿔 달린 투구’를 쓴 야만적인 바이킹? 천만에! 깔끔한 멋쟁이 탐험가 [책의향기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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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가 바이킹의 신이라고?/ 팀 쿡 지음/32쪽·1만3000원·풀빛

동아일보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것은 대체로 엉뚱하다. 엉뚱해서 흥미롭고, 그 흥미는 낯섦을 친근감으로 서서히 바꿔 놓는다. 엉뚱한 세계사 시리즈는 이번에 바이킹을 친근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야만적인 해적이 전부는 아니다. 때때로 거칠기는 했지만 깔끔한 멋쟁이기도 했다. 머리를 덥수룩하게 길게 기른 건장한 체격의 사나운 해적이 사실은 꽤 청결을 중요시했고, 그래서 잉글랜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다양한 미용 도구를 갖고 있었고, 무늬가 선명한 화려한 옷들로 자주 갈아입는 등 외모 가꾸는 걸 좋아했다는 바이킹은 북유럽의 멋쟁이였다.

바이킹은 지혜로웠고, 바다에 대한 전문가였다. 노련한 항해사 바이킹은 길을 찾기 위해 ‘까마귀’를 배에 싣고 다녔다. 바다에서 길을 잃었을 때 까마귀를 풀어 주면 까마귀가 가장 가까운 육지로 날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킹은 태양과 별의 위치도 연구했고, 바람의 방향과 파도의 형태도 주의해서 살폈다. 이런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가까운 영국은 물론 멀리 있는 북아메리카까지도 갈 수 있었다.

해적의 이미지가 부각됐기 때문일까. ‘뿔 달린 투구’를 쓴 바이킹의 모습은 사실이 아니다. 뾰족한 소뿔을 어디에 쓰려고? 전투 중에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는데…. 뿔이 달린 투구는 물론이고 날개가 달린 투구를 쓰거나 긴 망토를 입은 바이킹의 모습은 잘못 전파된 것이다. 실제로 바이킹은 밋밋한 투구를 썼으며 그나마 잘 쓰지도 않았다고 한다.

엉뚱한 질문과 놀라운 사건들 속에서 바이킹이 어느 지역까지 모험을 떠났는지, 바이킹의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는지, 바이킹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바이킹 시대의 이모저모를 알아본 뒤에는 기원전 3500년 무렵부터 현대까지의 큰 사건들을 담은 세계사 연표를 통해 바이킹 시대뿐 아니라 전체적인 세계사 흐름을 익힐 수 있다.

지금의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의 해안가에서 활동한 유럽의 강한 전사이자 위대한 탐험가, 유럽 전역을 상대로 한 무역가로서의 바이킹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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