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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 증시 끌어올린 주주환원 바람… 韓 증시에는 아직 ‘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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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닛케이지수가 3만선을 돌파하는 등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인 배경에는 주주 친화 기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상장 기업 역시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데, 아직 국내 증시에는 주주가치 제고 바람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는 최근 3만선을 돌파하면서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에 진입하기 직전인 1990년 8월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7% 안팎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 안팎 올랐다.

최근 일본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일본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책을 강화한 것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조선비즈

지난 5월 26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닛케이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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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증권 전문가들은 이익 규모가 늘어난 일본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지난달,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배 이하인 상장사에 주가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공시하라고 요구했다. PBR은 상장 기업의 보유 자산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PBR이 작을수록 회사가 저평가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자 일본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미쓰비시상사와 후지쓰, 다이닛폰인쇄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았고, 미쓰비시중공업은 배당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되자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는 “2022회계연도 일본 기업의 자사주 매입 총액은 9조엔 규모로, 16년 만에 최대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주 환원 정책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았다. 연초부터 주주 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국내 상장사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그 수준을 두고는 회사와 소액 주주 간 입장 차가 작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B증권은 “지난해 5월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가 1.08, 올해 5월 코스피지수의 P/B는 0.97 수준”이라며 “국내 증시는 주주가치 제고 바람이 가치 평가에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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