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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장사 잘 됐는데 나가는 돈이 너무 많다" 카드사 실적 부진에 '수익 다각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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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1·4분기 당기순이익 급감.. 하나카드는 63%↓
카드사용 늘었는데 조달+대손비용 급증해 '역마진'
애플페이發 수수료 유료화에 카드사들 긴장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CB사 등 데이터 사업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로 수익률 제고 노려
"비용 상승에 뾰족한 수는 없다" 진단도


파이낸셜뉴스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한 소비자가 카드 결제를 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친 전체 카드의 평균 승인액은 4만4천857원으로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3.04.0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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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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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1·4분기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카드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각 사는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 등 데이터 사업 진출과 동남아시아 시장 활성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등 '나가는 돈'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역(逆)마진 구조를 개선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으로 삼성페이도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안 내던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해서다.

■"카드 사용 늘었는데 왜 웃지를 못하니" 1분기 당기순익 '급감'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277조 5000억원, 승인건수는 63억 7000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5%, 11.9% 늘었다. 최근 숙박과 음식점업 등 대면활동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하고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서 여행과 여행 관련 산업 매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내수 회복으로 인한 매출 증가가 당기순이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1·4분기 주요 7개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부진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3% 감소한 1667억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9.5% 감소한 1455억원이었다. KB국민카드는 당기순익이 8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했으며 현대카드는 7.9% 감소한 70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당기순익이 1년새 63% 급감해 202억원 순익을 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당기순익 또한 40% 이상 급감했다. 롯데카드는 전년동기대비 40.5% 줄어든 544억원, 우리카드는 46.5% 감소한 458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현대카드에서만 유일하게 늘었다. 현대카드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약 9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도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역마진 구조가 실적 부진의 이유다. 지난해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연초 2% 중반대에서 11월 6%대로 치솟았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가 주로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4·4분기 조달비용이 급상승해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미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춘 상황에서 조달비용마저 늘었고,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대손비용도 크게 늘었다.

1분기 카드대금·할부금·리볼빙·카드론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현대카드(0.95%)를 제외하고 모두 1%대를 기록했다. 아직 1% 초중반대 수준으로 '위험수준' 2%를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상승하는 추세라 당국에서도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1분기 대손비용은 전년동기대비 약 67% 증가한 7665억원에 달했다.

■페이 유료화까지 '사면초가' 카드사, 데이터사업+해외 시장 노린다

특히 올해 하반기 삼성페이가 유료화에 나서면서 카드사들은 조달비용·대손비용 상승과 페이 수수료 납부라는 삼중고를 맞았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 3사가 결제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 카드사들은 데이터사업과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결제시장에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 어렵단 판단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발(發)로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가 예상되고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순차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라며 "또 빅테크사가 금융업에 진출해서 빅테크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 마이데이터, 신용평가(CB)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과 삼성, 비씨카드는 금융위원회의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됐고 본인가를 준비 중이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금융·비금융사에서 개인의 익명·가명 데이터를 받아 결합할 수 있어 상품 출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신한과 KB국민, 현대카드 등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해 있고, 삼성카드도 본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하나카드는 SKT와 손잡고 데이터 가명정보 결합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비현금 결제시장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의 수익 창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에 법인을 두고 있고 KB국민카드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에 진출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법인, 우리카드는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법인에서의 실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활성 고객수나 매출 등 중요 지표가 좋아졌는데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급상승으로 1분기 순이익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즉 장사가 안 돼서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라 장사가 잘 되는데 나가는 돈이 많은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사업이나 해외 시장 진출도 이미 추진 중인 부분이었기 때문에 현재 위기상황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1분기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고 리스크 관리를 해놔서 2분기에는 대손비용이 줄어들 여지가 있고, 여전채 금리가 안정되면 1분기보다 실적이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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