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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명랑하지 못했던 '패밀리' 장혁·장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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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종영한 tvN '패밀리'
장혁·장나라의 호흡, 왜 안 통했나
수목극 폐지 이어 월화극 위기?
한국일보

'패밀리'가 조용히 종영했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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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과 장나라가 주연을 맡은 '패밀리'가 조용히 종영했다. tvN은 '스틸러'에 이어 '패밀리'까지 흥행에 실패하면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tvN '패밀리'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패밀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국정원 블랙 요원 남편과 완벽한 가족을 꿈꾸는 달콤살벌한 아내의 아슬아슬한 가족 사수 첩보 코미디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 권도훈(장혁)과 강유라(장나라) 부부는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먼저 살해된 모태일(박지일)의 사건을 두고 강유라는 국정원 국장 이정묵(차인표)이 배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정원을 적으로 돌린 부부는 킬러들을 처리하면서 서로를 보호했다. 오천련(채정안)은 모태일을 상부에 인계했고 권도훈은 이정묵을 잡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그러나 상부는 오히려 권도훈을 협박하면서 가족을 건드리지 않을 테니 일을 관두라고 압박했다.

오천련은 조태구(김남희)와 태국으로 사라진 이정묵을 잡았지만 조태구는 또 다른 킬러에 의해 살해됐다. 결국 권도훈은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갔다. 강유라는 힘들어하는 권도훈을 위로하면서 함께 있기에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패밀리' 부진한 성적의 이유


'패밀리'가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장혁과 장나라의 4번째 호흡이다. 두 사람은 '명랑소녀 성공기' '운명처럼 널 사랑해' '2014 드라마 페스티벌 - 오래된 안녕' 이후 9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익숙한 케미스트리와 이전과 다른, 신선한 캐릭터 설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는 기대감이 컸다.

궁금증 속 베일을 벗은 '패밀리'는 오히려 실망스러웠다. 초반 강유라가 가정에 충실한 주부 역할을 소화했을 땐 코믹스러움이 한껏 강조돼 웃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았다. 국정원임을 숨기는 권도훈의 허당기와 아슬아슬한 긴장감들이 '패밀리'의 주 관전포인트로 여겨졌다. 특히 강유라가 사실은 엄청난 실력자의 킬러였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했을 때까진 흥미로운 전개와 템포였다.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가족들의 이야기지만 각자의 반전을 담고 있었다는 간결하고 단순한 주제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작품은 국정원 내부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이전의 장점을 잃었다. 전개 속도는 한없이 루즈해지고 본연의 경쾌한 리듬은 어두운 톤에 묻혀 사라졌다. 시청자들이 '패밀리'에게 기대한 그림은 국정원 요원들의 화려한 액션, 킬러들의 권모술수, 모략과 함정이 아닌 부부가 서로를 등지고 싸우는 형태에 가까울 것이다.

결국 시청자들의 니즈를 읽어내지 못한 '패밀리'는 시청률과 화제성 영역에서 모두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패밀리' 1회는 4.8%로 출발했으나 4회 만에 2%로 떨어졌다. 이후 2~3%대를 오가다가 최종회인 12회 3.2%로 종영했다. 동시간대 방송 중인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4%, 채널A '가면의 여왕'이 2%를 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방송사들은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수목극 폐지를 알렸다. 이에 월화극까지 존폐 위기에 놓일지 우려가 깊어진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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