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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후쿠시마 시찰단 일본서 귀국…“시찰 끝 아냐, 추가 분석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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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현장 점검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후쿠시마 시찰단이 26일 오후 4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시찰단은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가 방사성 물질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지, 핵종을 측정하는 K4탱크의 균질화에 대한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고 밝혔다. 시찰단은 “이번 시찰이 끝이 아니다”라며 우선 이른 시일 내 이번 시찰 결과를 공개한 뒤 추가로 요청한 자료의 분석 등을 더해 최종 종합 평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국민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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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전문가 시찰단이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도쿄전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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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류 설비, 검사할 것 아직 많아”



시찰단 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공항에서 15분가량 이어진 취재진과 문답에서 “2021년 8월부터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찰했다”며 “ALPS와 ALPS를 거친 오염수에 대해 측정하는 K4탱크, K4탱크에서 나온 오염수를 이송하는 이송 설비, 희석·방출 설비, 방사능화학분석실 등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의 방류 설비와 계획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대해서도 “평가 현황 등을 파악했으며 상당 부분 사용 전 검사를 할 것이 많이 남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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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이 지난 2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정화시설인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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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단장은 ‘이상 상황 발생 시 일본 측 방류 중단 방안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문제 발생 시 차단이 가능한지는 가장 중점적으로 본 부분 중 하나”라며 “차단 밸브와 이를 제어하는 장비의 위치를 확인했고, 확보한 자료로 추가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추가 분석 진행 후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시찰단이 현장 점검 뒤 추가 요청한 자료는 ALPS 설비 점검과 관리 방안, 방사능화학분석실의 핵종 데이터 처리 단계에 대한 자료 등이다.



“이상 발생 시 차단 가능한지 중점 살펴”



일부에서 시료 채취를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시료를 세 차례 떴고, 이를 우리가 갖고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 시료도 갖고 있으며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추가 분석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얘기하기 어렵다”며 전날 최종 평가 공개 시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한 답변을 되풀이했다. 우리나라와 미국·프랑스·스위스 전문가 등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처리 과정을 검증한 IAEA 보고서는 다음 달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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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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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는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대형 정수 장치다. 핵종은 원자의 중심 부분인 원자핵의 종류를 말하며 방사성 핵종은 방사능이 있는 핵종이다. ALPS 처리를 거친 오염수는 K4 탱크에 저장돼 핵종을 측정한다. 이후 방류 터널 입구의 오염수 저장시설에서 바닷물에 희석하는 과정을 거쳐 해저 터널을 통해 해양에 방류된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봄·여름쯤 방류를 시작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월 시작돼 2051년까지 130만t을 방류할 전망이다.



다핵종제거시설(ALPS), K4탱크가 핵심



일본은 ALPS로 62가지 핵종을 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와 탄소-14 등의 핵종은 걸러내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 유 단장은 지난 24일 “희석 설비와 관련해 삼중수소를 충분히 희석할 수 있는 펌프 용량을 갖췄는지, 장비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관찰했다”며 “ALPS 처리 전후 64개 핵종 농도에 관한 원자료도 받았고, 향후 이를 분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은 별개 문제라는 입장이다. 2013년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나는 수산물의 수입이 금지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측은 “일본에서 들어온 수산물에 대해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 검출을 확인한다”며 “현행 수입 규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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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은 별개”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IAEA 검증 결과와 이번 시찰 내용, 방류가 이뤄진다면 이후 IAEA의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해 국민에 자주 현재 상황과 문제점 여부 등을 알려야 한다”며 “또 우리나라 해역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만큼 잘못된 정보로 수산업이 피해를 보아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시찰단은 유 단장을 비롯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한 명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유 단장은 시찰에 집중하기 위해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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