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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만화와 웹툰

드라마처럼 웹툰도 통쾌한 복수극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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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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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은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는 세상을 열었다. 문하생을 거쳐야 했던 종이 만화 시절과 달리 웹툰을 통해 꿈과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작가라는 직함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흥미로운 아이디어만 있으면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면서 수많은 신인 작가들은 웹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만화 애호가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신작들 중에서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스스로 찾아나선다. 창작자와 소비자가 웹툰 산업의 규모를 자연스럽게 키우고 있다.

웹툰 플랫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공모전은 작가들에게 보다 더 질 좋은 작품을 제작하게 하는 자극을 주고, 독자들에게는 검증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중 하나인 네이버웹툰의 '지상최대공모전(지대공)'은 2019년부터 매년 40여 편을 선정해 우수한 작가의 작품들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왔다.

KAN 작가의 '황제사냥'과 이륙 작가의 '버그이터'는 2021년 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네이버웹툰에서 정식 연재의 기회를 얻은 작품이다. 이들은 독특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우수한 작화와 몰입감 높은 구성을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았다.

'황제사냥'은 불멸의 능력을 지닌 주인공 '윤슬'이 세상을 멸망시킨 대상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린 판타지 복수 액션극이다. 남성적인 액션 판타지인데도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점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웹툰 '한여름, 밤의 꿈'에서 작화 작가로 데뷔한 KAN 작가는 특유의 부드러운 작화 스타일을 살려 자신만의 액션 판타지 작품을 만들어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 웹툰 작가의 길을 걷게 된 KAN 작가는 "우연히 '한여름, 밤의 꿈'의 그림 작가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웹툰 작가가 됐다"며 "처음에는 부업이나 취미 정도로 생각했지만 작품에 공감해주는 독자분들의 반응과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웹툰 작가의 삶에 만족해 직업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공모전을 준비하며 염두에 둔 작품의 핵심은 신선함이었다. KAN 작가는 "웹툰 공모전은 마치 연구원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듯 거금의 창작금을 걸고 새롭고 독특한 시도를 기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대체로 남성 독자들이 많은 액션 장르에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이라면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륙 작가의 '버그이터'는 가상현실 게임에서 오류(bug)를 일으켜 랭킹 1위에 오른 주인공 '김지한'이 의문의 유저를 만난 뒤 자신처럼 오류로 랭킹을 올려온 이용자들을 찾아나서는 '버그이터(bug eater)'가 되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작품이다. 이륙 작가는 "평소 게임을 좋아해 제게 익숙한 게임 판타지를 선택하게 됐다"며 "버그 플레이어 출신의 주인공이 버그 플레이어를 사냥하면서 갱생하는 설정이면 재미있을 것 같았고, 이 같은 설정이 생소하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경이 게임 속 가상현실 공간인 만큼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호평을 받으며 연재를 이어오고 있다. 이륙 작가는 "독자분들의 추리 속에 재미있는 전개도 있고, 허를 찌르거나 앞으로 전개될 내용과 유사한 부분도 있어 놀라기도 했다"며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웹툰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23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올해 지대공 웹툰 부문 1기는 내부 심사로만 진행됐던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창작만화 게시판 '도전만화'로 접수해 독자들이 실시간으로 공모작을 감상하며 평가할 수 있다.

KAN 작가는 "실시간으로 나오는 반응에 휩쓸리면 이야기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생각한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다"며 "당장의 평가보다 스스로 정한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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