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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포]'노량대교 케이블 위로 성큼'...국토안전관리원 점검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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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대교 안전점검·관리 현장 방문
수시·정기점검에 자체개발 로봇까지
정자교 사고 막자...5월중 대책 마련


주탑 148.6m의 노량대교 케이블 위로 근로자 두 명이 성큼성큼 올라갔다. 아찔한 높이에 바닷바람까지 불어오자 지켜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이 6개월에 한 번씩 꼼꼼하게 거치는 시설물 안전점검 모습이다.

국토안전관리원이 시설물에 대한 수시·정기점검은 물론 점검로봇 개발, 데이터 확보 등에 한창이다. 최근 잇따른 사고들로 국민들의 안전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리원이 안전 관리에 고삐를 죄며 '시설물 사고 제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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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대교 주케이블에 작업자가 올라가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국토안전관리원


노량대교, 안전점검 어떻게 하나?

지난 19일 경남 하동군 노량대교 홍보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량대교(2018년 개통)는 장엄했다.

하동과 남해를 잇는 노량대교는 국내 3위 최대경간장 길이 890m, 주탑 높이 148.6m에 임진왜란 당시 노량해전이 일어났던 장소인 만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술 '학익진'을 모티브한 디자인이 웅장했다.

그 거대한 대교의 주케이블 위로 작업자 두 명이 케이블에 연결된 안전고리에 의존해 올라가고 있었다. 리프트와 같은 유지관리 시설물은 주 1회 육안으로 점검하지만 교량 시설물 전반은 6개월에 한 번씩 작업자가 직접 올라가 점검한다.

강영구 특수시설관리실장은 "작업자들이 한 번 올라가면 하루종일 꼼꼼히 살핀다"며 "시설물 사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접근 가능한 모든 곳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건설안전, 시설안전, 지하안전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다.

그중 시설물은 교량, 터널, 댐, 항만과 같은 SOC(사회간접자본) 등 148개를 전담 관리하고 있다. 교량의 경우 목표대교 등 사장교 23개, 노량대교 등 현수교 5개, 비특수교 3개 등을 관리중이다.

시설물은 수시점검(주 1회), 정기안전점검(반기 1회), 정밀안전점검(2년 1회) 등을 진행한다.

국토안전관리원 측은 "노량대교의 경우 매주 1회 시설물 전체를 돌며 리프트와 같은 유지관리 시설물은 육안 점검하고, 재난 발생 시 가동하는 비상발전기 등은 2주에 1회 이상 시험운전을 통해 점검하고 있다"며 "6개월에 한 번은 작업자가 직접 주케이블에 올라가 시설물 전반을 육안 점검하고 2년에 한 번은 장비를 통해 케이블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교의 경우 자체 개발한 점검로봇을 통해 케이블과 협소부를 돌아보고 드론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특수교 통합유지관리에도 나섰다. 특수교는 교각과 교각 사이가 200m 이상이면서 케이블로 구성된 다리를 말한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유지관리업무 수행과 특수교 DB의 과학석 분석 및 유지관리업무의 표준화를 통해 특수교 유지관리체계를 개선·발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 실장은 "31개 특수교량 전부를 통합관리계측시스템으로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관리원이 유지관리 중인 31개 특수교량 모두를 안심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환 국토안전관리원장은 "해상 특수교량은 섬 지역 주민들의 편의 증진은 물론 관광객 유치 등 지역발전에도 기여하는 국가의 주요 자산"이라며 "더욱 안전한 특수교량이 되도록 모바일 점검시스템을 포함한 차세대 스마트 유지관리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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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과 남해를 잇는 노량대교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보존하기 위해 주탑 사이의 간격을 890m로 넓혀 주탑을 바다가 아닌 육상에 세웠고, 이에 따른 기술적 한계는 세계 최초 기울어진(8도) 주탑을 적용해 극복했다./사진=국토안전관리원


정자교 사고, 원인·대책 5월중 보고

국토안전관리원은 노후기반시설 선제적 관리에도 나선다. 기반시설 관리제도를 구축·개선하고 기반시설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키한다.

관리원 측은 "건설한지 30~40년 된 노후시설의 경우 전체를 시공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사전에 어느 부분을 먼저 개·보수해야 되는지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선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사고에 따른 대책도 조만간 내놓는다. 앞서 붕괴 사고로 행인 한 명을 사망케 한 정자교는 시설물 안전등급 'C 등급'을 받았는데도 무너져 국민들의 불안을 키운 바 있다.

시설물안전법상 정밀안전진단은 총 5가지, A~E단계로 나눠 등급을 부여하는데 D, E 단계만 즉각 보강 작업을 하게끔 돼 있다.

관리원 측은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의 원인을 조사중인데 5월 중 그 결과와 제도개선 등 대책안을 국토교통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공사 사고사망자 감축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관리원 측은 "사망사고가 많은 중소규모 현장 1만5600개를 직접 점검한다"며 "건설관리 공사 경험이 많은 분들이 점검하면서 사망자가 2021년 407명에서 2022년 402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 중소규모현장 사망사고는 전 산업대비 사망자 수가 항상 50% 이상이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수치상으론 미미하지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스마트한 안전관리'를 위한 데이터 중심 확보에 나선다. 건설 및 지하는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를 이용해 약 2000만 건의 건설 이력 데이터를 확보했다. 사용자 수도 2019년 7000명 대비 2023년 10만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아울러 기반시설 통합관리 시스템(기반터), 국토안전 빅데이터 플랫폼(빅토리)를 활용해 AI 활용 미등록 시설을 발굴(1349곳)하고 AI 기반 시설물 내구성을 예측한다.

건축시설은 건축물 생애이력관리시스템(KALIS)을 이용해 건축물 정보(대장, 도면 등) 시스템 연계한다. 통합 데이터 확대로 정보제공량도 2021년 960만건에서 2022년 1325만건으로 정보제공량을 크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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