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선 할머니 '100살'…정부 등록 생존자 9명 중 최고령
나눔의 집, 할머니들을 위해 카네이션 선물·축하공연 펼쳐
어버이날인 8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효 잔치'가 열렸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매년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할머니들의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하는 행사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올해 100살을 맞은 박옥선 할머니의 '상수(上壽)'를 축하하는 잔치를 겸해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총 240명이며, 이 중 231명이 사망해 생존자는 9명뿐이다. 박 할머니는 생존자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
나눔의 집에는 박 할머니를 비롯해 이옥선(96)·강일출(95) 할머니 등 생존자 3명이 생활하고 있다.
192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7살 때 중국 헤이룽장성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되는 등 4년간 고초를 겪었고, 1945년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 2001년 귀국한 뒤 2003년 국적을 회복했다.
이날 행사는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및 꽃바구니 전달, '어머님 은혜' 합창 등 1부 어버이날 기념식에 이어 2부에서 박옥선 할머니의 100살 축하 잔치와 축하공연 등으로 펼쳐졌다.
효 잔치에는 박옥선 할머니를 포함해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할머니 3명과 외부에 거주하는 이용수(95)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4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구인 소병훈(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방세환 광주시장, 주임록 광주시의회 의장, 시민단체 및 봉사단체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손 맞잡은 이용수 할머니와 박옥선 할머니 |
한복을 곱게 입은 할머니들은 선물 받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흥겨운 공연을 지켜봤다.
하지만 이용수 할머니를 제외한 다른 할머니 3명은 거동이 불편하고 귀가 어두워 소리도 잘 듣지 못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방세환 시장은 할머니들께 큰절하며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강일출 할머니가 예전에 '용수야, 나는 여기서 살다 죽겠다'고 했었는데, 법에서 더는 여기서 살아선 안 된다고 했다는데 할머니들이 여기서 살다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광주시장에게 요청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8월 경기도 감사를 통해 적발된 나눔의 집의 법 위반 행태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행정처분 사전 예고를 지난주 나눔의집 측에 했다.
당시 도 감사 결과, 노인복지지법상 '양로시설'로 돼 있는 나눔의 집 입소자들이 고령, 질병(치매 등) 등으로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음에도 광주시는 지도·감독 등 업무수행과정에서 이런 사실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노인복지법상 '요양시설'로 바꿔 시설을 운영하는 등 관련법 기준에 맞게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동시에 2018~2022년 5년간 불법으로 지급받았다며 국고보조금 11억3천여만원을 반환하라고 나눔의집 측에 요청한 상태다.
나눔의 집 대표 성화 스님은 "이곳에 계신 할머니들은 모두 국가보훈대상자들로 계속 거주하고 싶어 하시니 돌아가실 때까지 여기서 모실 수 있도록 최대한 정부와 경기도, 광주시 등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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