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백악관 "카불공항 폭탄테러 주도한 IS 수괴, 탈레반이 사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의 고위급 지도자를 최근 사살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앙일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고위 지도자를 사살했다. 2021년 8월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기 전 공합 입구에 미군이 모여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살된 지도자는 2021년 18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불공항 자살폭탄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미 정부는 이날 백악관 발표에 앞서 카불공항 테러 당시 숨졌던 미군 장병의 유족들에게 연락해 "테러를 벌인 IS 지도자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내 IS 근거지에서 신원 미상의 IS 고위급 지도자 제거 작전에 나선 건 이달 초다. 이와 관련,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사살된 IS 지도자는) IS 지역 분파인 'IS-K(이슬람국가 호라산)'의 핵심 간부로 밝혀졌다"며 "이제 더는 음모를 꾸미거나 추가 테러를 자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탈레반 정권의 내부 관계자, 동맹국 첩보기관의 정보 등 여러 기밀 정보에 근거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살해된 IS 지도자의 이름과 탈레반의 구체적인 작전 내용 등은 향후 미 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중앙일보

탈레반 정권 군인들이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폭발 테러가 일어난 후 인근을 수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접경국이자 군사동맹인 파키스탄으로부터 관련 첩보를 건네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탈레반의 작전에 미군이 직접 개입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살된 카불공항 테러 주모자는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일어난 다른 테러에도 가담했으며, 서방에 대한 테러도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8월 26일 오후 6시쯤 발생한 카불공항 테러로 숨진 사람은 모두 183명이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고 미군이 철수하면서 당시 카불공항은 탈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을 상대로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 공격이 일어났고, 아프가니스탄인 170명과 미군 13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

중앙일보

2021년 8월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건 직후 IS-K는 테러가 본인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후 미군은 IS-K 근거지로 추정되는 지역에 무인기(드론)로 공습하는 등 소탕작전에 나섰고, 핵심 정보 제공을 대가로 현상금 1000만 달러(약 133억원)도 내걸었다.

탈레반과 IS는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 곳곳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수니파인 IS는 탈레반이 "미국과 이슬람 시아파 등에 대한 태도가 온건하다"고 비난하면서 테러를 일삼았다. 반면 탈레반은 IS-K를 "타락한 사이비 종파"로 규정하면서 현지 주민의 접촉을 금지하고 IS의 은신처를 공격해왔다.

이번 사살 작전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등 진상 규명에 나선 미 공화당은 "그렇다고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이 덜어지진 않는다"며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철군 과정에서의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애초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속도를 낸 탓"이라고 반박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