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 도시 기회 있다"
재건축 시작땐 주민이탈 불가피
관내 이주단지 만들어 최소화
중소 시스템반도체 기업도 유치
제3 판교를 '亞 실리콘밸리'로
"실추된 시 이미지 회복 노력"
대장동 의혹 등으로 신뢰 잃어
취임식때 '공정과 상식' 약속
풀어가야 할 현안 쌓여있지만 시정 정상궤도 오르도록 노력
신상진 성남시장이 지난 4일 파이낸셜뉴스와 성남시장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성남시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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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남시의 명예를 되찾아 오겠다." 경기도 성남시를 일부 시민들은 영화 아수라에 나오는 '안남시'로 부른다. 영화에서 안남시는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대표되는 지자체로, 배우 황정민씨가 안남시장의 비리를 주제로 연기했다는 점에서 성남시를 비꼬는 별명이 되어버렸다. 이 같은 현상은 대장동 특혜 의혹 등 현재 성남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임 시장들의 각종 의혹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 비롯됐다.
물론 지금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부정부패를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성남시의 이미지가 훼손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상진 성남시장이 12년 만에 정권교체 통해 성남시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그리고 그 작업은 취임 10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시간 토요일과 일요일 딱 이틀만 빼고는 모두 출근했을 정도로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취임할 당시 "참담한 심정으로 시정을 맡았다"며 "전국적으로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성남시가 거론되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전했다.
신 시장과 인터뷰는 분당 정자교 사고가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 4일 진행됐으며, 그때까지도 그는 집무실 위에 쌓여 있는 서류더미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서류더미들을 다 없애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신 시장으로부터 올해 시승격 50주년을 맞는 성남시의 미래 비전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시 승격 50주년 명예회복 우선 '우리가 원하는 미래, 성남이 만듭니다'
신 시장의 시정 운영 방침의 최우선 목표는 성남시의 실추된 이미지와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다. 노동운동가이자 의사 출신으로 28세이던 지난 1984년 성남시에 들어와 젊은 시절을 보낸 신 시장은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소속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제2의 고향인 성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후 18~20대 4선이라는 정치력을 바탕으로 성남시장에 도전한 결과 12년 만에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렇게 40년에 가까운 시간을 성남시에 쏟아온 신 시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 등으로 불거진 부정부패 이미지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고,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전임 시장들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민선 8기 우선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취임식에서 과거의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성남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이후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시정을 바로잡으며 현안 사안들을 재검토했다"며 "이제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시장은 특히 "성남시는 올해 시승격 50주년으로, 전국이 부러워하는 첨단 도시로의 발전을 이루어 냈다"며 "직접 만든 시정 비전인 '우리가 원하는 미래, 성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 1기신도시 재정비·신규 택지 개발 등 4만가구 공급
그런가 하면 한때 98만명까지 이르며 100만 대도시에 근접했던 성남시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인구유출로 92만여명까지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를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신 시장은 "재개발 등 균형발전을 위한 정상적인 과정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후된 단지를 재개발하면 절반 가까이가 집값이 싼 인근 지자체로 간다"며 "재개발을 하면 하면 할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규 주택 건설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고, 판교 등 집값이 비싸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문제도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신 시장은 우선 임기 내 신규 택지 4만가구 건설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판교 주변으로는 청년 신혼부부 주택공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전국 최대 규모인 9만8000가구가 몰려 있는 분당 등 1기 신도시는 인구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숙제로, 재건축 때 이주 단지를 성남시 관내에 만들어 입주민이 다른 시·군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복귀 재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신 시장은 "성남시는 충분히 100만도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1기 신도시 재정비 문제 등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전했다.
■첨단산업과 재개발 등 균형발전 "잘 굴러간다는 믿음 주겠다"
이와 더불어 신 시장은 시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첨단산업으로 대표되는 판교 활성화와 함께 수정·중원구 등 원도심을 되살리는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신 시장은 "성남시는 분당, 판교, 위례 신도시 등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대한민국의 첨단도시가 됐다. 시민들이 볼 때 정상화되어서 잘 굴러간다는 믿음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건축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로 수성·중원구 등 원도심을 되살리는 작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특히 게임업체들과 반도체 관련 기업 등 등 첨단산업 중심지가 된 판교는 드러나지 않은 첨단 연구 바이오 산업 등을 새롭게 포함해 '4차 산업혁명의 선도지역'으로 만들 방침이다.
또 시유지에 카이스트 영재학교 유치 등을 검토하고, 제3 판교에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을 끌어모아 '아시아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반면 중원구에는 하이테크밸리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지식산업 혁신센터' 건립 등 균형발전 대책도 탄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 시장은 "지금 시기에 성남시장이 된 것이 역사적인 일처럼 느껴진다"며 "돈 밝히는 일도 없고, 자리 싸움도 하지 않고, 이권 기업들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할 일 많은 도시의 시장으로 떳떳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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