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도 소극 대처 지적받아
“이대론 상처 치유 안돼” 조치 촉구
필리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일본 측에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11일 88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필라르 갈랑(사진)이 지난달 성요셉 대축일을 맞아 필리핀 마닐라 북쪽 마파니키에서 열린 모임 도중 부른 노래를 소개했다.
그는 필리핀 전통 의상인 바롯 사야를 입고 2차 세계대전 때 자신을 폭행하고 강간한 일본 군인들에 대한 노래를 불렀다. 갈랑과 그의 동료들은 필리핀 정부가 일본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가사를 쓰고 곡을 붙였다. 갈랑은 공연 말미에 “‘말라야 롤라스’(필리핀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단체)는 늙어가고 있고, 우리의 힘은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우리의 상처는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노래했다.
지난달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필리핀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가해국인 일본이 배상하도록 하는 노력을 소홀히 했고, 이는 권리 침해라는 판단을 내놨다.
앞서 말라야 롤라스 등은 자국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2010년과 2014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CEDAW는 “필리핀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지 않았고, 이는 본질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차별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궁은 “재조사가 이뤄졌다”며 6개월 안에 검토해 서면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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