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디스아바바=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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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해 "더 많은 준비를 했어야 했다"고 비공개 회의에서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나마 자성의 목소리를 낸 셈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무부에선 지난 6일 아프간 철군과 관련한 백악관의 사후 보고서 발표 직후 비공개 내부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블링컨 장관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미국은)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군을) 한층 긴박하게 계획하고 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철군 당시 외교가에서 제기된 '행정부의 대비 부족' 지적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아프간 정부의 급속한 붕괴 및 탈레반의 빠른 장악은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지만, (현실화하면) 명백하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상황 판단이 틀렸다는 걸 일부 시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누가 미군 철수 작전을 지휘할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부재했고, 철수 우선순위와 관련해 본국에서 상충하는 지시가 내려왔으며, 아프간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소재 파악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반성했다.
앞서 미 연방정부가 아프간 지원 과정을 감독하기 위해 설치한 특별감사관실(SIGAR)도 지난 2월 미국 정부의 사전 준비 및 계획 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SIGAR는 당시 보고서를 통해 "아프간군을 지원하던 미국 계약 업체의 갑작스러운 철수, 철군 합의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아프간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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