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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990년대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데 후회감을 표시했습니다.
1993~2001년 미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은 최근 아일랜드 RTE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핵을 보유하고 있었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그들(우크라이나)이 핵무기 포기에 동의하도록 설득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이처럼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추크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핵 포기 협정인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습니다.
이 양해각서는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벨라루스 등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러시아·미국·영국 등 3대 핵 강국이 이 협정에 서명했고, 프랑스와 중국도 일정 정도의 보증을 약속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핵탄두 1천656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76기, 전략핵폭격기 40대 등을 보유한 세계 3대 핵보유국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1996년까지 모든 보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겨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핵무기와 안전보장 약속을 맞교환한 이 협정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깨졌고,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산산이 조각났습니다.
클린턴은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을 깨트리고 먼저 크림반도를 점령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나는 이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가 굳건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윤영현 기자(y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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