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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 '카지노' 최민식 "죽는 순간까지 연기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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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민식/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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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다혜 기자 = "젊었을 땐 피만 끓었는데 이제는 냉철함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까지 생긴 것 같아요. 나이가 드니 안도감이 드네요."

배우 최민식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로 드라마에 복귀했다. 1997년 '사랑과 이별' 이후 25년 만이다.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맨주먹 하나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16부작에 달하는 거대한 이야기를 묵직하게 이끌며 "역시 최민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최민식은 극중 차무식에게게 스며들며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캐릭터를 구축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물리적으로 힘들어요. 이 방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야 했으니 힘이 들었죠. 한 시퀀스라도 놓치면 다 엉클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잘 이어가야만 했죠. 감독과 배우, 모든 스태프들이 추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의무감도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아주 예민해진 데다 코로나19 때문에 무기력증까지 심하게 겪었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어요. 촬영을 진행했던 필리핀이 정말 덥잖아요."

차무식이라는 인물은 악한 일을 하고 있지만 선과 악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인물로 보여진다. 이것 역시 최민식이 의도한 것이었다.

"하는 짓은 나쁘죠. 멀쩡한 기업 사장을 꾀어 간이고 쓸개고 다 빼먹은 후에는 차용증 쓰라고 하고 '밥 먹었냐'고 푼돈을 주면서 모욕감도 주잖아요. 그런데 세상에 100% 나쁜 사람이 있을까요. 누구에게는 좋은 선배일 수 있고 또 좋은 형이 될 수 있잖아요. 카지노라는 왕국을 세우고 권력을 유지하면서 생존하려면 누군가의 피를 마시고 누군가를 몰락시켜야 해요. 이런 양면성과 다면성이 차무식의 생명이라고 생각했어요. 차무식에게도 어느 순간 구멍이 생겨요. 하나의 벽돌을 뺐을 때 와르르 무너지는 것처럼요. 나름대로 인간적인 룰이 있어서 더 약하게 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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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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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차무식의 '평범함'을 표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 여자의 아들이자 누군가의 남편, 그리고 아버지로 차무식 말이다. 카지노라는 정글에서 벗어난 차무식이 엄마가 주는 김치를 맛보고 함께 밥을 먹는 모습들이 필요했던 이유다.

"누구에게나 있는 일상이잖아요. 그 일상성을 차무식이라는 캐릭터에 주고 싶었어요. 평범한 사람이지만 누구를 만나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이렇게 흘러간다는 것, 알다가도 모를 인생의 불확실성을 차무식이라는 인물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죠. 음악으로 치면 록이냐 발라드냐에 따라 악기를 택하고 그것에 따라 연주하듯 말이죠. 배우는 몸뚱이가 악기고 목소리와 몸짓은 캐릭터를 표현하고 작품을 표현하는 수단이에요. 이번 영화에서는 평소 쓰던 장난스러운 말투를 많이 사용했어요. 차무식에게 조금은 자연스러움을 주려고 한 거죠. 대본 리딩을 할 때도 '영웅본색'처럼 멋있게 하지 말고 '진짜'처럼 하자고 생각했어요."

최민식은 '카지노'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를 서양의 누아르를 흉내 내지 않아서라고 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기 마련. 그래서 카지노에는 총격 장면이 순식간에 일어나고 치열한 총격전도 없다. 외국인들이 이런 점에서 리얼리티를 느끼는 것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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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우뚝 섰지만 최민식은 여전히 연기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 연극 대본을 리딩 했을 때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신촌오거리에 있는 극단 '뿌리'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오로지 이걸로 먹고 살았어요. 숨 쉬듯 밥을 먹듯 늘 해온 일이 연기에요. 좋아하는 일을 해왔으니 행복하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있는데 솔직히 이것 역시 잘 모르겠어요. 지명도 있는 배우가 됐고 지금까지 배우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물론 감사하죠. 퇴직한 친구들이 항상 저보고 '행복한 놈'이라고 해요. 그런데 솔직히 모르겠어요. 다만 죽는 순간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요. 아직도 왕성화게 활동을 하고 계신 신구, 이순재 선생님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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