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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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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은 왜 부산으로 먼저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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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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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장진리 기자]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으로 귀환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서울에 앞서 부산에 상륙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문현동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해 오는 6월 18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이 작품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다.

배우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자체를 상징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1986년 런던, 1988년 뉴욕 초연 후 전 세계 188개 도시에서 1억 45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뮤지컬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한국어 공연이 무대에 오른 것은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이후 3번째로, 13년 만이다. 특히 부산에서는 22년 만에 한국어 초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대부분의 뮤지컬이 서울에서 공연을 마치고 부산 등에서 전국 투어를 펼치는 데 반해, ‘오페라의 유령’은 부산에서 먼저 공연한 후 서울로 이동한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이 단 한 번도 공연된 적 없는 부산이 첫 공연지로 선정된 것 역시 이례적이다.

‘오페라의 유령’ 개막에 앞서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부산에서 장기 공연을 하는 것에 오랜 고민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공연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었다”라며 “그동안 부산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없었지만, 드림씨어터가 생기면서 이제는 가능해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오페라의 유령’ 무대 장치의 백미는 1톤에 달하는 샹들리에다. 2019년 드림씨어터가 개관하기 전까지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뮤지컬 대극장이 없었으나, 약 1700석 규모의 드림씨어터가 생기면서 천정을 타고 떨어지는 샹들리에 등 웅장한 무대 세트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신 대표가 말한 ‘지역공연 활성화’라는 취지의 결과는 ‘오페라의 유령’ 부산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1일 오후 드림씨어터에는 공연 1시간 반 전부터 전국에서 이 작품을 보러 온 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 관련 상품을 사기 위한 발걸음부터 공연을 추억하기 위한 사진을 찍으려는 관객까지 열띤 줄서기가 이어졌다.

‘오페라의 유령’을 위해 KTX를 타고 일산에서 왔다는 김모 씨(41)는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위해 부산 여행을 결정했다. 주말을 맞아 겸사겸사 왔는데 여행에 평소 손꼽아 기다려왔던 공연까지 보게 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신 대표는 ‘지역공연 활성화’뿐만 아니라 장기 공연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다. “부산에서 100회 공연을 할 수 있을 것도 기대한다. 부산뿐만 아니라 남부 지역 시장을 노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오페라의 유령’을 위해) 한국 배우, 스태프, 외국 스태프 등 200여 명이 상주하게 된다. 부산 지역 뮤지컬 시장이 서울 못지않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한 것.

공연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지방 공연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내한 공연 역시 서울 공연 전 김해, 세종, 부산 등 젊은 관객이 몰린 지역을 훑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관객이 손꼽아 기다리던 초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역시 ‘부산행’을 먼저 택해 지역공연 활성화를 통한 업계 활성화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에서는 22년 만의 기대를 품은 ‘오페라의 유령’은 ‘꿈의 극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드림씨어터에서 관객의 열화와 같은 호응 속에 성공적인 닻을 올렸다. 부산 바다에서 성공적인 항해를 시작한 ‘오페라의 유령’이 전 세계 공연계의 역사를 쓴 것처럼, 국내 공연계에서 어떤 새로운 족적을 남길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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