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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소 셀러에도 '로켓배송' 붙는다…패션 매출도 '쿠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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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머니투데이

쿠팡이 새롭게 바뀐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그로스'를 활용해 패션 사업 강화에 나선다. 직매입 구조에서 탈피해 오픈마켓 셀러들에게도 '로켓배송' 뱃지를 부여해 신규 패션 사업자들을 빠르게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기존 브랜드 위주의 패션사업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쿠팡이 중저가 패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 로켓그로스로 의류 재고 부담 줄이고 가격은 '최적가'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로켓그로스 패션팀' 내 전략 기획을 담당하는 직원을 모집 중이다. 쿠팡은 직원 모집 공고에서 "로켓그로스 패션은 10배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판매자 확보"가 주요 업무라고 소개했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의 풀필먼트서비스(CFS)를 활용해 오픈마켓 셀러들에게 로켓배송과 유사한 빠른배송 서비스를 지원하는 3자 물류(3PL) 서비스다.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주로 제트배송으로 노출된다. 로켓그로스 패션팀은 지난해 말 신설된 조직으로 오픈마켓 중에서도 패션 분야를 키우기 위한 곳이다.

쿠팡은 그동안 직매입을 통해 상품군을 넓혀 왔지만, 패션은 직매입이 어려운 시장이다.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색상, 사이즈별로 상품을 구비해야 하므로 재고 위험이 높다. 쿠팡 입장에서는 규모가 큰 카테고리인 패션 시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사업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 쿠팡이 로켓그로스 정책을 전격 변경한 것과 맞물린다. 쿠팡은 '판매가'에 일률적으로 적용했던 판매 수수료를 △판매수수료 △입출고요금 △배송요금 △보관요금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상품의 크기'와 '수량 1개당 요금'을 계산식에 넣었다. '부피가 작은 상품을 비싸게 팔 때' 판매자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쿠팡은 로켓그로스 적용 카테고리로 △패션의류잡화 △가전 △뷰티 △가구·홈데코 △생활용품 등을 예로 들고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정책 변화는 오픈마켓 상품도 '로켓배송' 뱃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쿠팡은 직매입 상품에만 '로켓배송' 뱃지를 부여했지만 로켓그로스를 이용한 오픈마켓 셀러 상품도 '쿠팡최적가'를 적용하면 로켓배송이 될 수 있다. 쿠팡은 '최적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보통 '최저가'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로켓그로스는 부피 대비 비싼 상품이 유리하지만, 그럼에도 타 e커머스보다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라는 얘기다.


'로켓배송' 뱃지, 패션에도 매력적일까

패션 셀러들은 이러한 쿠팡의 태도 변화에 고민하는 분위기다. 많은 소비자들이 '로켓배송'을 신뢰하고 있어 이를 선택한다면 매출 확대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쿠팡 최적가'를 받아 들이려면 일부 수익성 하락을 감내해야 한다. '로켓 뱃지' 유무가 상품 매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알려진 만큼 셀러들 사이에 최저가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기존 패션 플랫폼들도 쿠팡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쿠팡이 로켓그로스로 일단 패션 사업 규모를 키운 뒤 브랜드 패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위주 전략으로는 버티컬 패션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신규 셀러들을 끌어들여 성장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은 2020년 패션 전문관 C.에비뉴를 론칭해 브랜드를 입점시켰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C.에비뉴에 입점한 브랜드는 1300여개까지 늘었다가 현재 800여개로 줄었다. 쿠팡에서 단독 유치한 패션 브랜드를 뜻하는 '쿠팡 온리 패션'도 현재 21개에 불과하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사업은 상품 셀렉션과 인식이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대형마트에서 옷을 잘 사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쿠팡은 기존 정률제보다 수수료가 낮아지고 대행서비스 비용이 정해져 있어 소규모 셀러들에게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로켓그로스 정책 변경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상품 1개도 입고가 가능"하고 "실제로 사용한 만큼만 물류·배송 서비스 요금을 내면 된다"고 소개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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