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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독 티센크루프, 잠수함·해양시스템 매각 계획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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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독일 종합산업그룹인 티센크루프가 방산부문인 잠수함·해양시스템 매각 계획을 재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독일 서부 뒤스부르크의 티센크루프 제철소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 앞에서 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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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종합산업 그룹인 티센크루프가 잠수함·해양시스템 부문 매각 계획을 재개했다. 독일 정부가 방산 부문 강화를 꾀하는 시기에 주요 방산업체가 방산 부문 매각 계획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이하 현지시간) 티센크루프가 지난달 31일 직원 대표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직원 대표단은 회사 운영 전반을 감독하는 티센크루프 감독이사회의 절반을 차지한다.

FT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티센크루프 잠수함·해양부문 매각이 9일 부활절 연휴를 지내고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인수후보 가운데에는 사모펀드 업체들도 여럿 있다.

티센크루프의 잠수함·해양시스템 부문은 독일 북부 키엘의 조선소 부문에 속해 있다. 지난해에는 독일 정부 잠수함 주문이 증가할 것을 기대해 비스마르의 조선소도 인수했다. 티센크루프는 2021년 노르웨이에 4척, 독일에 2척을 납품하는 55억유로(약 7조8100억원)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잠수함·해양시스템 부문은 덩치에 비하면 실적이 대단한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 매출 18억유로에 이른바 EBITDA(부채 이자 세금 감가상각 차감 전 순익) 3200만유로(약 454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EBITDA는 기업이 적어도 세금, 이자 등을 갚을 능력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티센크루프가 매각을 재추진하기로 한 잠수함·해양시스템부문은 대표적인 방산 부문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사모펀드를 비롯해 곳곳에서 군침을 흘리는 분야다. 유럽 각국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군비를 확충하면서 수요가 대폭 증가하는 분야다.

2차 대전 패전 이후 평화를 강조하던 독일도 수십년 만에 재무장에 나서면서 방산 부문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획기적인 변화라는 뜻의 자이텐벤데(Zeitenwende)라는 단어를 동원해 군비 지출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군과 방산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티센크루프는 그러나 방산 부문 매각절차에 정부가 개입해 방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보낸 티센크루프 내부 메모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강력한 국가 조선소 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티센크루프는 ‘가까운 미래’에 “직원들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티센크루프가 큰 장이 들어설 방산부문에서 발을 빼려는 것은 기대가 높을 때 높은 값을 받고 방산부문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해야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그룹이기도 한 티센크루프는 전후 독일 제조업 부흥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며 독일 산업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수년간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철강 수요가 둔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설립 200년 된 티센크루프는 현재 부채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 최종 단계를 진행 중이다. 지난 수년에 걸쳐 자동차 부품과 인프라 사업 부문, 이탈리아의 스테인리스 공장,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 등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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