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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싸지만 좋아, 2천만원대 독일차…‘가격깡패’ 폭스바겐, 전기차 혁명 [세상만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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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명차’ 매스티지 브랜드
3000만원대 전기차 ID.2올
2000만원대 전기차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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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수입차 가격파괴로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티구안, ID.2올, 제타 [사진출처=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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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시장에서 국산차값 독일차로 ‘가격파괴’를 일으킨 폭스바겐이 전기차(EV) 시장에서도 또다시 일을 저질렀다. ‘반값 전기차’로 가격파괴 수준을 뛰어넘는 가격혁명을 일으킨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독일 함부르크에서 보급형 전기차 ‘ID.2올(all)’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ID.2올에는 전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쏠렸다. 가격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ID.2올 양산차가 2만5000유로(3519만원) 이하에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2만유로(2817만원) 이하에 내놓을 전기차도 개발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부터 ‘반값 테슬라’를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엔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립서비스(입발림) 제왕’ 일론 머스크를 ‘머쓱’하게 만들 내용이다.

‘싸고 좋은 독일 전기차’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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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대에 출시예정인 ID.2올의 콘셉트카 [사진출처=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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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2올은 가격만 싼 전기차는 아니다. 품질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ID.2올은 브랜드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갈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폭스바겐은 고객과 좀 더 가까워지고, 고객에게 환상적인 디자인과 결합한 최고의 기술력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ID.2올은 ‘싸고 좋은 차’를 추구했다. 진화한 MEB 엔트리 플랫폼을 적용, 주행·충전 성능을 효율화했다.

166kW 출력을 발산하는 강력한 전기구동 모터가 탑재했다.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으로 최대 주행거리는 450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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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1세대 [사진출처=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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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자인 언어도 적용했다. 골프 1세대를 위해 개발한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의 기둥) 시그니처를 새롭게 해석해 반영했다. 뚜렷하고 역동적이며 친근한 이미지, 체급을 뛰어넘는 우아함도 갖췄다.

실내도 가격 이상의 가치를 추구했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클래식한 볼륨 컨트롤을 적용한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별 에어컨 블록을 적용했다. 적재공간도 상위 차량 등급에 버금가는 490~1330ℓ에 달한다.

‘보조금 100%’ ID.4도 대박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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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대 살 수 있는 ID.4 [사진출처=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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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전기차 가격혁명은 ID.2올 전에 조짐이 있었다. 지난해 9월 국내 출시된 폭스바겐 첫 번째 순수전기 SUV인 ID.4가 혁명을 예고했다.

폭스바겐은 유럽 외 첫 번째 ‘독일생산’ ID.4 수출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ID.4는 공식판매에 돌입하기 전 입소문을 통해 3500대 넘게 계약됐다. 사전계약 없이도 지난해 도입 물량이 동났다.

인기비결은 가격파괴를 뛰어넘는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549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55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됐다.

당시 국고 보조금은 651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4000만원대로 낮아진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이 186만원이다. 국고 보조금을 포함하면 837만원이다.

인천은 985만원, 부산은 976만원, 세종은 837만원이다. 전남 나주와 영암의 경우 790만원을 추가로 제공받아 보조금 총액이 1441만원에 달한다.

같은 플랫폼을 적용한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은 서울 기준으로 국고·지자체 총 보조금이 371만원이다. 벤츠 EQA 250은 360만~375만원, 테슬라 모델3 RWD는 405만원이다.

ID.4는 보조금이 많은 지역에서는 4000만원에도 살 수 있는 독일차가 됐다. 보조금만으로도 ‘가격파괴’ 효과를 뛰어넘었다.

폭스바겐, 국산차값 수입차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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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대 수입차로 인기를 끈 제타 [사진출처=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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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전기차 가격혁명을 주도하게 된 기반은 가성비 높은 내연기관 차량이 마련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4번에 걸쳐 수입차 가격구도를 파괴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품질 좋은 독일차를 국산차값에 살 수 있다는 매력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가격혁명의 선봉장은 제타가 맡았다. 2020년 10월 ‘수입차 대중화’를 기치로 출시된 제타는 충격적인 가격에 선보였다.

기존 모델보다 실내공간을 넓히고 편의·안전성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오히려 400만~700만원 내린 2714만~2951만원으로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용하면 14% 할인을 받으면 2329만~2533만원으로 떨어졌다.

현대차·기아 준중형 세단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당시 현대차 아반떼는 1500만~2500만원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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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파괴로 인기를 끈 티구안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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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12월에는 파사트도 가격파괴에 뛰어들었다. 당시 가격은 4435만~5321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3700만원대로 떨어졌다. 4000만원도 저렴하다고 여겼던 수입 중형세단이 3000만원대에 나온 셈이다.

2021년 1월에는 소형 SUV인 티록을 3599만원에 출시했다.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국산 준중형 SUV를 장악한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같은해 7월에는 부분변경한 신형 티구안을 출격시켰다. 기존 모델의 재고가 소진된 뒤 7개월 만에 돌아온 티구안은 4000만원대 중후반대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 저렴해진 4060만원으로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적용하면 가격이 3800만원까지 내려갔다.

대중명차로 5000만원 이하 시장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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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라이프 쇼카 [사진출처=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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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명차’를 지향한 폭스바겐의 ‘매스티지(Masstige)’ 전략은 성공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수입차 판매 4위를 기록했다. 5000만원 이하 수입차 시장에서 절대강자가 된 덕분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폭스바겐은 1만5791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9.9% 판매가 늘었다.

티구안도 수입차 판매 8위를 기록했다. 벤츠·BMW·아우디 차종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다.

3000만원 미만에 팔리는 유일한 수입차인 제타 1.4 TSI도 지난해 1619대로 선전했다. 3000만원대인 골프 2.0 TDI는 1196대, 제타 1.5 TSI는 1077대, 티록 2.0 TDI는 1021대 각각 판매됐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가성비를 갓성비(god+가성비)로 높인 내연기관 대중명차로 준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장악했다”며 “전기차 시장에서도 갓성비로 영향력을 강화한 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높은 전략 모델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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