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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4시간 43분 혈투…이승엽 감독 “희로애락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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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을 다 느낀 것 같아요.”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사령탑 데뷔전서 제대로 신고식을 치렀다. 1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홈 개막전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10로 활짝 웃었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이 감독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코치진, 선수단과 기쁨을 만끽했다. 이 감독은 “목이 다 쉰 듯하다. 한 경기서 희로애락을 다 느낀 것 같다. 힘들었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2021년부터 개막전 3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리그 원년, 감독대행 등을 제외하고 감독 데뷔전서 승리를 거둔 것은 역대 28번째다. 2021년 홍원기 키움 감독, 류지현 LG 전 감독, 김원형 SSG 감독 등이 영광을 누렸으며, 가장 최근은 같은 날 강원권 NC 감독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승리를 노래했다. 두산에선 4번째 나온 기록이다. 가장 최근은 2015년 김태형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승리도 승리지만, 5점 차까지 벌어졌던 상황에서 두산의 힘을 느낀 것 같아 좋았다. 큰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스포츠월드

사진=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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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혈투였다. 경기 시간만 4시간 43분이 소요됐다. 역전에 역전, 재역전을 이어갔다. 양 팀 합쳐 투입된 투수들만 총 18명(두산 9명, 롯데 9명)이다.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26개의 안타(두산 12개, 롯데 14개)가 쏟아지기도 했다. 마지막 장면 역시 인상적이다. 9-10으로 끌려가던 11회 말. 무사 1,2루 찬스에서 호세 로하스가 3점짜리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효했다. 개막전 끝내기 홈런은 이번이 KBO리그 역대 4번째이며 두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수가 많았다. 선발투수로 내세운 라울 알칸타라가 흔들리며 예상보다 일찍 내려왔다. 이 감독은 “1선발이고 일본에서 2년 뛰었지만 (KBO리그) 20승을 했던 투수 아닌가”면서 “오랜만에 서는 무대라 긴장을 했을 것이다. 다음 등판에서 좋은 피칭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도 중심타선에 있는 김재환, 로하스 등이 홈런포를 날려주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 감독은 “로하스를 2번에 두려 하다가 3번으로 둔 게 적중했다. 끝내주는 타격을 했다”고 칭찬했다.

같은 승리지만 선수 때와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이 감독은 “선수 때보다 좋다. 진짜 기분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 때는 내가 잘하면 좋았는데, 지금은 9명 누가 잘해도 애틋하다. 스승과 제자니깐 더 뭔가 올라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첫 승을 결정지은 로하스의 끝내기. 이 감독은 해당 공을 로하스에게 양보했다. “로하스에게도 첫 개막전 끝내기 홈런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2일 두 번째 승리구를 받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이혜진 기자, 뉴시스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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