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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오히려 좋아"…박성광의 '웅남이', 노이즈 마케팅 된 혹독한 한줄평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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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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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영화 '웅남이'(감독 박성광)가 심상치 않다. 개봉 첫날 2위로 진입하더니, 3일째 2위를 유지하며 한국 영화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웅남이'에 대한 극단의 시각이 존재한다. 한국 영화가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2위라는 성적은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노릇 한다'는 격이라는 것이다. 반면, 그나마 구겨진 자존심을 지켜주며 '가뭄의 단비' 같은 상황이라는 긍정적 해석도 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웅남이'는 22일 개봉 첫날 2만7675명, 둘째 날인 23일 2만3244명, 셋째 날 2만5114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누적 관객수는 7만9894명. 최근 극장가 추이를 고려할 때 평일 스코어 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실 관람객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 좌석 점유율과 좌석 판매율 역시 1위를 달리고 있다.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의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개그맨 심형래, 이경규에 이어 상업 영화에 도전하는 박성광이 어떤 영화를 만들었을지, 그 만듦새는 어떨지가 관심의 포인트였다. 여기에 배우 박성웅, 이이경, 염혜란, 최민수, 오달수, 윤제문 등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연기파 배우들이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그러나 '웅남이'가 미리 공개된 언론 시사회 후 기자와 평론가의 펜 끝은 다정하지 않았다. 대체로 영화와 관련 매서운 평가가 쏟아진 가운데 한 평론가의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는 한줄평이 논란이 됐다. 해당 평가는 작품에 대한 비판이 아닌 박성광에 대한 인신공격이라는 지적을 비롯해 코미디보다 영화가, 개그맨보다 배우가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선민의식의 발로라는 여론도 일었다.

박성광은 맞수를 두기 보다는 겸손한 태도로 대응했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해당 평론가의 한줄평 관련 "어쨌든 인정할 건 해야 할 것 같다"며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난 더 노력하고 배워야 하는 모자란 사람인데 모자란 부분을 배우들이 채워주셨다. 더욱더 노력하고 배우는 자세로 있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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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웅남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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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양상으로 흘러간 논란은 '웅남이'에 대한 혹평을 되려 관심으로 바꿨다. 해당 한줄평이 노이즈 마케팅 역할을 하며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것. 관객들은 '내가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며 '웅남이'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았고, 개봉 초반 준수한 스코어로 이어졌다는 게 영화 관계자의 분석이다. 또, 혹평이 많아 기대치가 낮았던 덕에 작품에 대한 실관람객 평가 역시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아직 개봉 초반인 만큼 반짝 관심에 그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OTT 홍수', '티켓값 상승' 등의 이유로 영화 관람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작품 자체에 큰 매력이나 재미가 없을 경우 금세 힘을 잃고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초반 성적만 놓고 본다면 논란이 된 한줄평이 제대로 먹힌 '웅남이' 마케팅이 된 듯 싶다. 이 시간 박성광은 어쩌면 '오히려 좋아'를 외치며 해당 평론가에게 고마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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