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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8년전 떠올린 이승엽 감독 "선수 데뷔전 잠실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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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일 롯데와 개막전서 사령탑 데뷔전
"선수 때와는 확실히 다르네요"
뉴시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언즈의 경기, 8회 말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03.26. kch05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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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8년 전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개막전은 한국 야구의 전설적인 타자가 첫 발을 뗀 곳이었다.

당시 경기에 대타로 나서 데뷔전을 치른 신인은 '국민타자'로 발돋움해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고, 이제 사령탑으로 첫 경기를 앞뒀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이야기다.

이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28년 전을 떠올리면서 "신인 때 개막전을 여기서 했다. 처음 감독을 맡았고, 새로운 무대라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개막전을 치르는데 또 잠실이다"고 밝혔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 감독은 그해 4월 15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선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이 감독이 대타로 출전한 가운데 삼성은 1-5로 졌다.

이 감독은 "그때는 제가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이제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육체적으로는 힘든 것이 없는데, 정신적으로 여러 생각을 해야한다. 선수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전했다.

선수 데뷔전에서 삼성이 패배한 사실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던 이 감독은 "당시에는 제가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제가 스타팅 감독이다"고 농담하며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오른쪽 눈이 살짝 충혈된 이 감독은 "잠도 잘 잤는데 충혈됐더라.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지난 시즌 9위에 그친 뒤 김탱형 전 감독과 결별하고 이 감독을 영입했다. 이 감독은 9위까지 추락한 두산의 부활을 이끌어야한다는 책무를 안고 있다.

이 감독은 "사실 우리가 지난해 9위를 했고, 외부에서 평가가 낮다. 그러나 부족했던 부분을 경계하면서 보완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이 그렇게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비록 지난해에 부진했지만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갔던 팀이다.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 선발 라인업을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호세 로하스(우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김인태(좌익수)~이유찬(유격수)으로 꾸렸다.

여러가지를 고려했다는 이 감독은 "우선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개막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어린 선수 위주로 나가면 긴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경험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까지 주전 유격수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던 이 감독은 이유찬을 선발 유격수로 내세운 것에 대해 "수비력도 좋고, 어깨가 강하다. 워낙 빠른 선수다"며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 경험이 많은 선수가 아니지만, 경험이 쌓이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아직 고민이 있는 부분도 남아있다.

이 감독은 "곽빈이 첫 경기부터 공을 얼마나 던질 수 있을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언제 돌아올지가 걱정인 부분이다. (5선발로 낙점한)최승용이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풀타임으로 뛰면 몇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며 "하지만 선수를 믿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기대를 걸었던 외야 유망주 김대한이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도 있다.

김대한은 3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3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병원 정밀검사 결과 오른쪽 4번째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 감독은 "김대한에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당분간 같이 할 수 없게 됐다. 아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시범경기 도중 퓨처스(2군)리그로 향한 베테랑 장원준에 대해서는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마무리 캠프,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아직 1군 무대에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는 아닌 것 같다"며 "우리는 좌완 투수가 부족한 상태라 구위만 나아진다면 쓸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야구계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달 말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됐고,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선수와 프리에이전트(FA)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익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BOP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누구 한 명의 잘못이라기보다 모든 야구인들의 잘못이 아닌가 한다. 예전부터 있었던 안 좋은 모습들이 지속되고, 쌓여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저도 야구 선수 출신이고, 야구인이라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야구를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실수하고 실패했던 것을 계속 생각하면 미래에도 좋을 것이 없다"며 " 반성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면서 야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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