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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사위, 이 정도였어?…UAE·카타르서 수천억 당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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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42)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회사에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가 각각 2억 달러(약 2600억원) 상당을 투자했다고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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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42)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로부터 각각 2억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 보좌관을 지냈던 쿠슈너는 백악관을 나온 뒤 2021년 사모펀드 회사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유치한 데 이어 또 다른 중동 국가의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

NYT는 "UAE는 국부 펀드를 통해서, 카타르는 기업이 나서서 투자했다"며 "카타르의 투자자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미 양국 대사관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트럼프 '보험'이자 쿠슈너에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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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은 재임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중동 국가 인사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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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단교까지 했던 두 국가가 비슷한 시기에 쿠슈너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내년 미 대선을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당시 이란을 제외한 아랍 국가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던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 NYT는 "특히 카타르 당국자들이 제안을 거절했다가 트럼프 재집권 시 불리한 대우를 받을 것을 우려했다"며 "양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하면서도 트럼프의 인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인 후광뿐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친(親)중동 외교 정책을 이끌었던 쿠슈너에게 '보은'하는 의미도 있다. 쿠슈너는 수십 년에 걸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와 함께 '중동 평화안'을 작성했다. 2020년엔 이스라엘이 UAE·바레인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도록 중재해 '아브라함 협정'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이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빈 살만 왕세자 친분, 20억 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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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정부의 '중동 평화안'을 작성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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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로 20억 달러 상당을 쿠슈너 회사에 투자했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쿠슈너의 친분이 큰 역할을 했다고 당시 NYT 등 외신들이 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전문가들은 금융 분야 경력이 부족한 쿠슈너에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지만, 빈 살만이 이사회를 움직여 강행했다고 한다.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보좌관 시절 다른 보좌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우디와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고 트럼프를 수차례 설득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첫 방문 국가로 사우디를 택한 데에도 쿠슈너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은 빈 살만이 트럼프와 쿠슈너에게 마음의 빚을 지는 계기가 됐다.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는 이혼 서류를 받기 위해 튀르키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찾았다가 살해당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튀르키예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지시했다고 결론 내렸지만, 트럼프는 "어떤 경우에든 사우디와 함께하겠다"며 면죄부를 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NYT는 "민주당이 경험도 일천한 쿠슈너에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우디의 투자 직후 민주당 출신의 하원 감독 및 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조사에 착수했지만, 올해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조사는 중지됐다. 쿠슈너 측은 "선임보좌관을 지낸 전후에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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