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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월드 통신원-대만] 전직은 중국으로, 현직은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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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만은 요즘 전현직 총통이 각자 친한 중국과 미국을 향하며 대외 외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중국을 방문했는가 하면,
현직인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을 경유했는데요,
현지 통신원과 함께 관련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상민 통신원!!!

【 통신원】

네, 대만 타이베이입니다.

【앵커】
우선 마잉주 전 총통이,

전현직 대만 총통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흡사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도 비슷하게 보이는데요.
대만에서는 어느 정도 반응인지 궁금합니다.

【 통신원】
네, 야후타이완에 마잉주 전 총통이 방중 한다는 기사가 올라오자, 이 기사가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가 됐습니다.

대만에서는 정치 이슈가 인기가 없는 편이어서 이례적인 일이었는데요, 그만큼 이번 방중에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마잉주 전 총통은 4월 5일 청명절을 맞아 중화민국 호국영령에게 조사를 지내기 위해서라고 방중 목적을 밝혔는데요,

방문 일정도 난징과 충칭, 우한, 장사, 상해 지역 등으로 모두 대일항전 그리고 중화민국 건국에 있어 의미가 깊은 장소들입니다.

즉 중화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중국과 대만 둘 다 중화민국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과거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이 국공합작으로 대일항전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역사적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입니다.

【앵커】

한 마디로 미중 관계에 따라서 덩달아 험악했던 양안관계를
자신이 나서서 복원해 보겠다,
이런 의지가 읽히는데요.

【 통신원】

네, 마잉주 전 총통은 청명절을 맞아 중화민국을 기리고, 이를 통해 양안의 평화적 교류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마잉주 전 총통의 행보에 대해 대만인들은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야후타이완 여론조사에서는 70%가 마잉주 전 총통의 방중을 지지한다고 나왔을 정도인데요,

또 다른 예를 보자면 마잉주 전 총통이 중국 상하이 푸둥 공항에 도착했을 때 레드카펫이 깔려 있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인사가 영접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푸대접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레드카펫을 깔아 국가원수 차원의 영접을 한다는 것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중국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우를 한 것으로 별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마잉주 전 총통의 방중 이틀 뒤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두 전현직 총통의 극명한 행보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통신원】

네, 마 전 총통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차이잉원 총통 역시 중미 우방국 순방 일정에 따라 미국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주목할 만한 건 야후타이완 설문조사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방미에 관심 없다는 답변이 70%나 됐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마잉주 전 총통의 방중에 대한 반응과는 완전히 정반대인데요.

대만인들은 대만이 산업 구조상 경제적으로 중국에 예속화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 언론이 바라보는 것처럼 반감이 그렇게 크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 두 전현직 총통의 행보에 대해서도, 마잉주 전 총통의 방중에 더 관심과 기대를 보이는 것 같은데요.

양안 관계가 미중 갈등에 얽혀 갈등을 거듭하기 보다는 안정과 평화를 더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만의 여론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내년 1월에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만 타이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구성 : 송은미, 영상편집 : 용형진>

[송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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