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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친한 사람 데려오라 지시에 김문기 호주 출장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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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유동규 법정서 첫 대면

이재명 측 "패키지여행 같이 가면 친하냐"

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31일 법정에서 대면했다. 2023.3.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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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친한 사람을 데려오라”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지시로 이재명 대표와 함께 호주 출장에 가게 됐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3차 공판에서 유동규 전 공사 사장 직무대리는 2015년 1월 출장을 앞둔 시점에 예정됐던 참석자 대신 김 전 처장으로 출장자가 바뀐 이유를 묻는 검찰측 질의에 이 같이 증언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정 전 실장이) 이재명 시장이 아무래도 불편해 할 거 같으니 친한 사람을 데려오라고 해서 참석자를 김 전 처장으로 변경했다. 쉬러 가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고, (그래서) 기밀을 요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호주 출장이 공무상 출장이어서 친분을 쌓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검찰 측이 “(두 사람이) 이전부터 알던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출장 일정을 소화한 것이냐”고 묻자 유 전 직무대리는 “그렇다. 출발할 때부터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 측이 2010년 3월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 설명회에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참석했는지 묻자 그는“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김 전 처장으로부터 이 대표와 따로 통화한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취임 전부터 김 전 처장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유 전 직무대리가 대면한 건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처음이다.

이재명·유동규 첫 법정대면… 柳, 날선 증언 쏟아내

31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 먼저 법정에 들어온 이 대표는 고개를 들어 뒤이어 들어온 유 전 직무대리를 바라봤다.하지만 유 전 직무대리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곧장 증인석에 앉은 뒤 날선 증언에 쏟아냈다. 오후 7시경까지 이어진 재판 내내 유 전 직무대리는 이 대표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2010년 전후 무렵부터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 대표 스스로 유 전 직무대리를 “오랜 친분”, “가까운 사이” 라고 했던 관계였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이날 법정에선 반대편에 선 채 대면했다.

● 유동규 “호주에서 대장동 사업 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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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호주·뉴질랜드 출장 중 찍은 사진.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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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유 전 직무대리는 김문기 전 처장이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서 이 대표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대장동 관련해 대화를 나눴냐”는 검찰의 질문에 “오랫동안 같이 있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궁금한 사항을 물어봐서 (김 전 처장이) 말씀드린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처장이 혹시나 (이 대표가) 물어볼까봐 (대장동) 자료를 준비해갔다”고 증언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또 호주 출장 당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수행비서 김모 씨 3명이서 따로 보트를 빌려 낚시를 하게된 경위에 대해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에게) 바다낚시를 시켜드리라고 했다”며 “불특정 다수와 가면 가격이 싼데, 몇 명만 가면 시간 값을 다 내야 한다고 해서 3000불을 드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2009년 6월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의 전화번호를 처음 저장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당시 두 사람이 전화번호를 교환한 경위에 대해서도 물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김 전 처장이 당시 한국리모델링협회 간사였기 때문에 접촉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선 질문 내용을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 대표가 유 전 직무대리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하게 된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유 전 직무대리는 “이 대표가 당시에 다음 루트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될 경우 측근 중에 어느정도 지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정 전 실장과 협의해 김용이 3급 대변인으로, 저는 관광공사로 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이 대표측은 “공소사실과 관계가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 李대표 출석 시 날아온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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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출석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를 규탄하는 일부 시민들이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2023.3.3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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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한 이 대표 측 의견 진술이 이뤄진 오전 재판에서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재차 부인했다. 이 대표 측은 호주 해외출장에서 김 전 처장과 함께 골프를 치고 같이 찍은 사진이 여러 장 나온 것을 두고 “패키지 여행을 가면 다른 참석자랑 하루종일 같이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지만 친해지진 않는다. 같은 프레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같이 출장을 간 공무원을 패키지 여행에서 처음 만난 사람처럼 대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골프를 친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사진 속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대화를 하거나 눈을 맞추고 있지 않아 친분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검찰은 “사진은 찰나의 결과물”이라며 “오히려 두 사람 사이좋게 손 맞잡고 찍은, 더 친밀감이 느껴지는 사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법정에 출석하는 이 대표를 향해 계란 2개가 날아들기도 했다. 다만 계란은 이 대표에게 닿기 전에 바닥에 떨어졌다. 경찰은 계란을 던진 8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 씨 제압 과정에서 유튜버와 지지자들이 몰리며 소동이 벌어졌고, 한 여성이 바닥에 쓰러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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