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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 학비노조 파업에…급식·돌봄 일부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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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초등학교, 급식 대신 간편식 준비

일부 학생 간편식 대신 부모가 싸준 도시락 먹기도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 요구

급식 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대책 마련도 촉구

학교 비정규직 3만 7293명 중 6746명 파업

1017개교 급식 차질, 돌봄교실 171곳 문 닫아

도교육청, 혼선 줄이기 위해 대응 매뉴얼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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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돌입한 31일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한 학생이 대체식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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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밥은 안나오나요? 저는 빵보다 밥이 더 좋은데…"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돌입한 31일 낮 12시 10분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의 1학년 교실.

점심시간을 되자 영양사가 카트를 끌고 교실로 들어왔다. 카트에는 밥과 반찬대신 간편식이 담긴 비닐봉지가 실려 있었다.

당초 이날 급식 메뉴는 귀리밥에 차돌된장찌개, 연근강정, 두부양념구이, 김치, 치즈스틱. 하지만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으로 급식 종사자가 출근하지 않아 롤케이크와 떡, 구운 계란, 과일, 바나나맛 우유로 대체됐다.

한 아이는 대체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부모가 미리 준비해준 소시지 주먹밥을 꺼내 먹었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도 이날 식단을 변경했다.

밥과 달걀실파국, 수제함박스테이크, 옥수수콘치즈버터구이, 옥수수콘치즈버터구이, 들기름김치볶음이던 점심 메뉴가 무지개떡과 초코칩머핀, 에너지바, 요구르트, 바나나라떼로 바뀌었다.

"사람답게 일하고 싶습니다" 뿔난 비정규직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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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대회를 진행 중인 전국공무직본부 경기지부 관계자들. 전국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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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총파업은 학교 비정규직 노조 측과 교육부, 시·도교육청 간의 임금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촉발됐다.

앞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해 9월부터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과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학교급식 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안양만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수검자 1만1194명 중 3840명이 폐 결절 등 이상 소견을 보였고, 115명은 폐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폐암 의심'이 88명, '폐암 매우 의심'이 27명이었다.

이에 교육부는 노동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청,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전담팀'(TF)을 운영하고 산재 신청 안내 등의 지원책을 내놨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교육청에서 총파업 대회에 나선 성지현 전국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은 "우리는 작년부터 '폐암이 두렵다', '노동강도가 너무 강해 골병들어 죽겠다', '동료들의 사표를 더는 두고볼 수 없다'고 외쳤지만 사용자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백명의 교사가 폐암걸리고 수백명의 교사가 사표를 내도 이랬을까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이 넘쳐나는 잘못된 학교를 바로세우는 길이 세상을 바로잡는 길"이라며 "오늘 우리는 차별 중단과 존중을 맘껏 외치며 잘못된 교육현장을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덧붙었다.

경기지역 학교 비정규직 18%가 파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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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경기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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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3만7293명 가운데 18% 수준인 6746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 참여 노동자들이 속한 학교는 전체 2708개교의 48%인 1307개교이다.

직종별로는 급식 종사자가 5607명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보육 전담사 150명,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141명, 특수교육 지도사 114명, 그 외 671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날 파업으로 급식에 차질을 빚는 학교는 도내 전체의 38%인 1017개교이다. 이들 학교는 급식을 간편식으로 대체하거나 간소화했다.

초등 돌봄과 관련해서는 전체 돌봄교실 2979실 중 6%에 해당하는 171실이 문을 닫는다.

유치원 방과 후 수업은 전체 1229개 원 중 2%인 26개 원에서 진행되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혼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전에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며 "또 상황실을 운영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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