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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민연금 투자수익률 1%포인트 오르면 기금 고갈 5년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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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투자수익률이 기본가정(연 4.5%)보다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기금(적립금) 고갈 시점이 5년 늦춰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출산율 반등과 큰 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인구·경제 변수는 2055년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기금 수익률 제고 이외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 국민연금 모수개혁은 물론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더 나아가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과 통폐합과 같은 구조개혁이 절박해진 이유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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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재정추계(2023∼2093년) 결과’를 확정·발표했다. 이번 재정추계는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9%)과 소득대체율(40%)이 유지될 경우 적립기금은 2040년 1755조원에 이르지만 2041년부터 지출이 총수입보다 커지면서 2055년 기금이 소진돼 47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난 1월 시산(試算·시험계산) 결과를 확정한 것이다.

재정추계위는 이번엔 ‘인구변수 중위(2050년 이후 합계출산율 1.21명), 거시경제변수 중립(연평균 실질경제성장률 0.7% 등)’이라는 기본가정 이외 인구변수 저위(1.02명)·중위·고위(1.40명), 경제변수 비관(0.2% 등)·중립·낙관(1.0%), 기금투자 수익률(±5%포인트)과 임금상승률(±0.4%포인트) 등 다양한 미래 상황을 가정한 8가지 시나리오별 재정추계 결과를 추가했다.

시나리오별 추계결과에 따르면 인구·경제변수 변동은 기금 소진 시점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경제변수가 고위·중립인 경우 수지적자 시점은 2041년으로 동일했고 기금 고갈 시점은 2056년으로 1년만 더 늦춰졌을 뿐이고 적자 규모는 47조원에서 209조원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럴 경우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돼 그해 보험료 수입만으로 지출을 충당할 경우 내야 할 보험료율(부과방식비용률)은 2060년 27.3%, 2070년 29.5%, 2093년 25.2%로 기본가정보다 각각 2.5%포인트, 3.9%포인트, 4.5%포인트 줄어든다.

경제변수는 중립이고 올해 합계출산율이 0.62명에서 시작해 2050년 이후 0.98명을 유지하는 초저출산율 상황에선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부과방식비용률은 더 올라간다. 이 시나리오 분석 결과 적자 전환 연도(2041년)와 기금소진 시점(2055년)은 기본가정과 같았지만 한 달에 내는 보험료율은 2060년 34.3%, 2070년 42.0%, 2093년 42.1%로 크게 뛸 것으로 추계됐다. 그 결과 GDP 대비 급여 지출은 2060년 8.3%, 2070년 10.0%, 2093년 11.2%를 차지할 전망이다.

다만 기금투자수익률이 기본가정(4.5%)보다 0.5%포인트 오르면 소진 시점은 적자 전환 시점과 기금소진 연도는 2043년과 2057년으로 각각 2년 늦춰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수익률이 1%포인트 증가한 5.5%가 되면 적자 전환 시점은 2044년으로 3년 더 미뤄지고 기금 소진도 5년 늦춰진다는 게 재정추계위 분석이다. 재정추계위에 따르면 투자수익률 1%포인트 상승은 보험료율을 2%포인트 인상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전병목 재정추계위원장은 “출산율 제고에 의한 인구구조 개선 및 경제상황 개선이 장기적 국민연금 재정안정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기금의 역할 강화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은 1%포인트 올리기가 쉽지 않다.지난해엔 대내외 투자환경 악화로 -8.22%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누적 연 환산 투자수익률은 5.11%이다. 공적기금인 까닭에 수익률만 보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부는 5차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방안 등을 담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종합운영계획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라며 재정계산위원회 논의를 지켜본 뒤 오는 8월쯤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4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초 “국민연금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금 투자수익률 제고시 보험료 인상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조만간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수익률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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