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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N 종로] "승부조작 사면으로 축구협회 사면초가"...1인 시위 나선 축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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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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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인섭 기자(종로)] "팬들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졸속 행정을 통해 통과시켰고, 전형적인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방법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1일 금요일 오후 4시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 사흘전 최악의 촌극을 빚어낸 KFA는 여론의 반발을 수렴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8일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을 한 시간 앞두고 KFA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은 "대한축구협회, 축구인100명 사면 단행"이었다. 추가적으로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명도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납득이 불가했다. 승부조작은 물론 각종 비위 행위를 저지른 인물을 사면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라고 전했다.

발표 시기도 부적절했다. 대한민국과 우루과이가 경기를 펼치기 약 한 시간 전 KFA는 문자를 통해 해당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경기 한 시간 전 기자들은 라인업과 각종 경기 전 이슈를 작성하느라 바쁜 시간을 노린 것. 경기 종료 후에도 우루과이전 이슈에 묻히길 바란 눈치였다.

하지만 여론은 거셌다. 다수의 매체에서 해당 문제를 꼬집었고, 팬들도 반발에 나섰다. 임시 이사회가 열리기로 한 31일에도 1인 시위를 펼치는 팬이 있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서주훈씨(29세)는 '승부 조작 사면으로 축구협회 사면초가'라는 팻말을 직접 만들어 축구회관 입구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서주훈씨는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날 급하게 이야기를 해서 성남FC 팬분들에게 이렇게 공모를 받아서 '승부 조작 사면으로 축구협회 사면초가'라고 이렇게 급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감정은 배신감이다. 그는 "배신감이 컸다. 그래서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솔직히 온라인에서 항의를 해봤자 이런 결정을 하시는 분들은 그냥 넘어간다. 그냥 스마트폰을 안 켜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여기 와서 직접 이렇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들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며 직접 축구회관을 찾은 이유를 전했다.

이어 ""오늘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어제 대전하나시티즌 팬분이 여기서 하셨다는 걸 듣고 그것에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용기 내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가장 크게 실망을 느낀 부분은 여론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서씨는 "아무런 여론 수렴이나 민주적인 절차 없이 졸속으로 결정됐다는 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유일하게 반대 의사 결정을 했는데 오히려 2013년 같은 경우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징계를 경감하려고 했다가 팬들의 반발로 무산이 됐다. 그때는 차라리 여론이라도 수렴하려고 했으니 그런 점에서는 어느 정도 이렇게 팬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번에는 팬들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졸속 행정을 통해 통과시켰고, 전형적인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방법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실망이 컸다"며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사진=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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