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폭동 조장’ 혐의 보우소나루, 브라질 귀국…정계 복귀 시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 있는 자유당 본부 밖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한 혐의를 받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난 지 3개월 만에 귀국했다.

EFE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경호대원의 호위를 받으며 철통 보안 속에서 로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앞서 그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의 지지자들이 이전과 비슷한 폭력 사태를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이날 500여명의 보안 요원이 배치됐고, 주요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이날 공항에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마중 나와 구호를 외치며 환대했지만, 경찰 예상보다도 적은 인파가 몰리며 그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렉산드르 파딜라 기관관계부 장관은 “공항 환영회는 실패”였다며 “그의 약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귀국 후 자신의 정당인 자유당(PL)사 내 비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나는 은퇴를 하지 않았다”며 정계 복귀 의사를 밝혔다. 또 정부·여당을 향해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좌파는 당분간, 잠시동안만 권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전날 미국에서 출국하기 전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 페이지를 넘겼고 이제 내년 선거를 준비할 것”이라며 “변화가 필요한 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치러지는 지방 선거에서 자유당을 돕기 위해 브라질 전역을 돌며 유세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자유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돌아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 대항하는 야당 지도자로서 내년 지방선거 운동을 이끌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대선 패배를 승복한 적이 없다. 그는 브라질에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취임식에서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어깨띠를 넘겨주는 의례도 무시한 채 룰라 대통령의 취임 이틀전인 지난해 12월30일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다. 이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를 포함해 여러 보수 행사에 참석하고 연설을 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의 3개월이 그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곳에는 표현의 자유와 적법한 방어권, 사유재산 인정 등 브라질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며 “이 북미 국가의 모습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미국에 머물던 지난 1월8일 그의 지지자 수천 명은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에 습격해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쿠데타를 촉구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검찰은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수십억 원 상당의 사치품을 불법 반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허위사실 유포, 코로나19 팬데믹 부실 대처, 원주민 학살 의혹 등 12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 브라질 전 대통령 지지자 ‘대선 불복’ 폭동…총격과 최루탄 ‘아비규환’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1091149001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 삼성 27.7% LG 24.9%… 당신의 회사 성별 격차는?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