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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경영 공백에 비상체제 가동한 KT…"5개월 내 대표 선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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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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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KT 연구개발센터/사진=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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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공백' 사태를 맞이한 KT가 비상대응체제에 돌입, 혼란 수습에 나섰다. 재선임을 두고 찬반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었던 사외이사 후보들이 자진 사퇴하며 논란을 조기에 불식시켰다.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박종욱 KT 경영기획본부장 사장 또한 고개를 숙였다. KT는 5개월 안에 새 대표를 선임할 계획이다.

31일 KT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고개 숙인 박종욱 직무대행

대표 직무 대행 자격으로 주총 의장을 맡은 박 사장은 앞서 발생한 일련이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또 새로운 지배구조를 수립해 5개월 내에 정상경영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회사에 발생한 위기상황에 대해 대표 직무대행으로써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새로운 지배구조를 수립해 정상경영 상태가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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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KT 연구개발센터/사진=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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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KT그룹 임직원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 상황을 이겨내왔다"며 "주요 시설의 장정적 운영과 국민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경영제체를 통해 새 대표를 빠른 시일 내에 선출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새로운 대표 선임까지 약 5개월 정도를 예상하고 있지만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현재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새로운 지배구조에서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해 다시 도약하겠다"고 역설했다.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KT는 지난 3년간 디지털전환(DX)에서 성공적 모델을 보여줬고, 새로운 경영 체제에서도 더욱 발전될 것"이라며 "올해 전략 방향은 지난 3년 동안 입증한 '디지코'에 '알파'를 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명 남은 KT 이사회, 신규 사외이사 선임 '관건'

이날 오전 강충구·여은명·표현명 등 사외이사 후보 3인이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에는 김용헌 사외이사 단 1명만 남게 됐다.

지난 28일 유희열·김대유 사외이사는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이강철·벤자민 홍 사외이사도 임기를 채우기 전 물러났다. 구현모 전 대표 또한 주총에 앞서 사퇴했고, 윤경림 KT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 또한 차기 대표 후보 자격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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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KT 정기 주주총회 종료 후 주주들이 퇴장하고 있다/사진=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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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강충구·여은명·표현명 등 3인은 신규 사외이사 선임이 완료될 때까지 '대행' 자격으로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상법 규정상 사외이사 정족수가 3인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KT 정관 또한 지배구조위원회 구성을 위해서는 사외이사 4인이 필요하다.

KT는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다. 또 전문기관을 활용해 지배구조 현황 및 국내외 우수 사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고성 오간 주총장, 주주 성토 '봇물'

KT가 당면한 과제는 이사회 재구성 및 차기 대표 재공모 절차 진행 등이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향후 이사회와 대표 선임안이 논의될 임시 주총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정기 주총이 종료된 직후 주주들은 KT 경영 공백사태 및 이사회,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었다. 직무대행을 맡은 박 사장 등 경영진 전체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과 정치권 외압에 대한 비판 등 고성이 오갔다.

한 주주는 "KT를 이 정도로 망가트린 자들이 봉급은 그대로 받고 퇴직금까지 바다가겠다고 애기하는게 말이 되냐"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이사진들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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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난 'KT 주주모임' 네이버 카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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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장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공정과 상식, 자유경제를 수호해주겠다고 했는데 KT 선임 과정은 상식적이지 않았다"며 "외압이나 외풍이 다시는 없도록 KB국민은행 등 여타 모범적인 기업처럼 정관 변경을 통해 정치권 비전문가가 내려와 경영하는 막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경영 공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놨다. 그는 "당장 주가가 떨어진 것보다 경쟁사들이 치고 나가는 중요한 시기에 경영 공백 사태가 일어난 것은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며 "세계적 기업이 돼 역전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상황은 주가 뿐만 아니라 회사 성장 면에서도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KT 주주 가치 제고 및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분기 배당 및 반기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규모 확대 배당 성향 및 자사주 소각 정례화 등을 요구했다. 또 정치권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사항을 정관에 변경해줄 것도 요청했다. KT 주주모임 카페는 개인주주 약 2100명이 모인 커뮤니티다. 이 곳에서 모인 주식은 약 390만주로 알려졌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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