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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자장사' 비난받던 銀…상생금융으로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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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대출금리 인하 행렬…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이미 3%대 진입

우리은행, 30일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최대 0.7%포인트 인하

이복현 금감원장 "상생금융, 은행의 장기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케 할 것"

당분간 완만히 하락세 보일 듯…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 변수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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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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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에 '성과급 잔치' 논란까지 겹쳐 비난받던 은행권이 최근 상생금융에 나서며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 이자하락을 압박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예상도 은행 대출금리 인하의 배경이 되고 있다.

잇따른 대출금리 인하 행렬…일부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3% 진입


30일 우리은행은 개인고객 지원의 일환으로 가계대출 전 상품의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인하폭은 주택담보대출(신규·대환·기간연장) 0.7%포인트, 전세자금대출 0.6%포인트, 신용대출(신규·대환) 0.5%포인트 등이다. 우리은행 고객의 연간 이자비용 절감액은 104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우리은행 측은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 29일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고정금리형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연 3.7%(대출기간 2년)로 2억원 한도 안에서 대출 가능하다. 대출기간 중 금리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 대출금리 부담이 큰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예정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대출금리 하락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일 KB국민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를 신규 및 기한 연장 시 최대 0.5%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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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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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도 지난 24일 상생금융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주택담보대출(신규·대환) 0.4%포인트, 전세자금대출(신규·대환·연기) 0.3%포인트, 신용대출(신규·대환·연기) 0.4%포인트, 새희망홀씨대출(신규) 1.5%포인트 인하를 발표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2월 주담대 금리를 인하했고, 하나은행도 이자와 수수료 체계 원점 재검토에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부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이미 3%대에 진입했다. 지난 29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신한·농협)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6~5.82%에 해당한다.

'이자장사' 비판 받던 은행들…'상생금융' 돌아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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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 입구에서 영업시작을 기다리는 시민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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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변화는 우선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상생금융안을 촉구하고 나선 결과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을 차례로 순회하며 상생금융안을 촉구했다.

30일 우리은행을 방문한 이 원장은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상생금융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고금리 시대에 은행이 대출금리 인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등 고객과의 상생 노력을 강화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은행의 평판 제고, 고객 기반의 확대로 이어지면서 은행의 장기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와 채권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SVB발 금융 불안을 우려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본 투자자들이 서둘러 채권 투자에 나섰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하락한다.

대출금리 하락은 채권금리 하락에 기인한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별로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는데, 준거금리에 쓰이는 채권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은행의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SVB 사태 이후 내림세였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던 이달 2일 4.564%까지 올랐다. 그러다가 SVB 폐쇄 이후 아래로 방향을 틀어 지난 24일 기준 3.830%까지 내려왔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 역시 금융채 2년물을 지표로 하고 있어 금리 하락의 한 계기가 됐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연준의 매파적(긴축 선호) 기조 강화에 두려워했던 시장이기 때문에 긴축의 종료는 더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며 "연내 인하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시장은 이번에도 믿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출금리 당분간 완만히 하락세 보일 듯"… 변수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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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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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는 일단 대출금리가 당분간 서서히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각 은행들의 선제적인 금리 인하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 등을 보면 대출금리가 한동안 내려갈 것"이라면서 "정부가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상생금융에 대한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달 11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대출금리 인상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꺾였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오면서 한은도 부담을 덜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있고 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 여부 역시 변동성이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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