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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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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3.3㎡당 7100만원…분양가, 주변시세 추월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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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서 분양한 철산역롯데캐슬&SKVIEW클래스티지(철산주공 7단지 재건축) 전용 84㎡(3층 기준) 분양가는 7억1700만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말 이 단지 바로 옆에서 분양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의 같은 면적은 9억3500만원이었다. 2년 반 사이 분양가가 2억원 이상(30.4%) 올랐다.

중앙일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보면 분양가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 지역 철산래미안자이(2009년 준공) 전용 84㎡의 실거래 가격은 철산역롯데캐슬&SKVIEW클래스티지가 분양할 당시인 2019년 9월 8억9500만원(12층)이었다.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보다 2억원가량 낮아 가격 경쟁력이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값이 내려가면서 철산래미안자이가 지난해 12월에는 8억7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신축 아파트(철산자이더헤리티지)의 분양가가 오히려 주변 시세보다 더 높은 셈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기존 아파트에 비해 크게 저렴해 청약 당첨이 ‘로또’로 불릴 정도였지만, 최근 기존 아파트값이 크게 내리면서 시세보다 비싸게 분양하는 아파트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아파트 분양가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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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4만원으로 2021년(2798만원)에 비해 676만원(24.2%) 올랐다. 2018년(29.8%)과 2012년(25.4%)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2002년(926만원)과 비교하면 20년 사이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거의 네 배로 뛰었다.

아파트 분양가는 땅값·건축비 등 건축원가에 사업자의 이익 등이 포함된 가산비를 합해 결정한다. 분양가가 오른 건 건축원가가 크게 상승한 탓이다. 지난해 수도권의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20% 넘게 하락했지만, 땅값은 3%대의 상승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 역시 2021년보다 11.2% 상승했다. 건축비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건설공사비지수는 1년 전보다 13.9% 상승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기존 1년에 2번 산정하던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해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올렸고, 지난 2월에도 지난해 9월보다 2.05% 추가 인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본적으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 한정돼 있어 땅값은 지속해서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여기에 자재값과 금리가 이미 2~3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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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만 8개 단지 약 2200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인데, 시장에선 평당 분양가를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역대 최고가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로 평당 5653만원이었다. 최근 강남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추정 분담금 검증위원회에서 일반 분양가를 평당 7100만원으로 잡았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분양가가 26억원에 이른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미분양 우려 때문에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분양가 상승이 건설사의 이익을 줄이고, 새 아파트 공급 위축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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