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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연봉 1억 현대차 '킹산직' 서류 합격자 스펙 보니···"일반 스펙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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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기술직(생산직) 신규 채용에 나서면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현대자동차가 서류 전형 결과를 발표한 이후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후기가 온라인 상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9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기술직 채용의 서류전형 결과를 발표했다. 지원자에 한해 서류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 날이었음에도 공고가 뜬 이후 접속이 잠시 지연됐다. 이날 오후 채용 포털에 접속하면 ‘접속 대기 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수백 명의 대기자가 있다는 알람이 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일 생산직 4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자격은 고졸 이상이며, 연령 및 성별 제한도 없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현대차는 ‘연봉 1억(2021년 기준 9600만 원)’에 60살까지 정년이 보장돼 ‘킹산직(킹+생산직)’으로 불린다. 일각에서는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류접수자만 18만 명이 넘었다는 미확인 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쟁률은 450대 1에 달한다.

이번 서류전형 결과 발표 이후 약 32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취업 커뮤니티 ‘독취사’에는 현대차 생산직 서류 합격자 100명의 스펙을 정리한 글이 올라왔다.

독취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력이 있는 지원자와 없는 지원자의 비율이 비슷했다. 학력으로는 고등학교 졸업 42명, 2~3년제 대학 졸업 46명, 대학 졸업 12명 등이었다. 나이대로는 20대 7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24명, 40대 이상이 2명이었다. 100명 중 절반 정도는 5개 이상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 서류 합격자는 대기업 현장직 7년차로 △산업안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기계정비산업기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가스기능사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또 다른 합격자는 △용접산업기사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기계정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에너지관리기능사 △에너지관리기사 △천장크레인운전기능사 등 자격증을 갖고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 지원자는 자신이 고졸에 24세이며, 고등학생 때부터 자격증을 준비해 전역 후 추가로 경력을 쌓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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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력과 자격증이 적은데도 서류전형에 붙은 지원자도 있었다. 그는 “주변에서 나만 붙었다”며 “그냥 27살에 재수 1년 해서 숭실대에 들어갔다. 자격증은 산업안전산업기사와 일반기계기사 등 2개다. 경력도 중소기업 1년 다닌 것 말고 없는데 무슨 기준인지”라고 했다.

다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합격 기준’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현직 공무원이라는 A씨는 “대학이나 토익 성적 같은 일반적인 ‘스펙’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일반 사무직 채용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한 누리꾼은 “주변 합격자들을 보니 산업 기사 자격증을 높이 쳐주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성실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지원자는 “합격자들을 보면 고교 출결, 전문대 학점, 입상, 경력, 자격증 순인 것 같다”며 “학점은 3.5점만 넘어도 괜찮지만 3년간 개근 또는 정근이 필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력이나 입상은 기능대회 정도면 최고로 친다. 자격증은 공장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 2~3개면 충분하다”며 “생산 직무 채용에서 스펙은 정말 별것 없다. 현장에 투입했을 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본다”고 했다.

한편 서류전형 합격자는 오는 4월부터 6월 말까지 1차 면접, 2차 면접, 신체검사 등을 거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7월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들은 입사 교육 등을 거쳐 9~10월 중 현장에 배치된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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