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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대동여지도'의 新 발견…“몸은 대동여지도 머리는 동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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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대동여지도고 머리는 동여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30일 오전 서울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동여지도’ 환수본에 관한 김기혁 부산대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해당 ‘대동여지도’가 국내 기존 소장본과는 확연한 차이를 지니는 새로운 형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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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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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는 조선의 지리학자이자 지도 전문 출판자인 김정호가 1861년에 제작·간행하고, 1864년에 재간한 22첩의 병풍식 전국 지도첩이다. 세계적으로 36점이 존재했는데, 최근 고(故) 이건희 기증품에서 2점이 추가 발견되면서 38점으로 늘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온 이번 환수본을 더하면 39점이다.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기존 판본보다 자세한 정보를 포함했다. 기존 ‘대동여지도’는 제작 당시 모판이 되는 채색 필사 지도첩인 ‘동여도’를 목판으로 옮기면서 지명과 ‘주기’(지도 제작·사용법 등의 정보) 7000여 부분을 누락했는데,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상당수 지명과 거리 정보가 필사로 표시됐다. ‘대동여지도’의 기초가 된 ‘동여도’는 제작자가 확실치 않지만 학계에서는 김정호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환수된 ‘대동여지도’에는 기존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없는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 거리가 필사돼 있으며, 울릉도 일대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의 내용도 찾아볼 수 있다. 기존 2면에 걸쳐 인쇄된 강원도 삼척부와 울릉도 일대가 1면으로 축소 배치된 것도 다른 점이다. 김 교수는 “동여도가 대동여지도에 거의 그대로 옮겨진 첫 사례”라며 “백두산에서 삼수갑산까지의 거리가 추가 기재된 것도 동여도에서 넘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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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것을 두고 김 교수는 “당시 다른 지도를 보면 독도가 울릉도의 오른쪽에도 있고 왼쪽에도 있다”며 “위치에 관한 확신이 없어 생략했던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수본의 제작자(필사자)가 기존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김정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김 교수는 “환수본의 필체가 김정호 친필로 알려진 ‘대동지리지’와 같지 않다”며 “김정호가 아니라면 당시 ‘동여도’를 접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환수본의 발견은 ‘동여도’와 ‘대동여지도’이 중첩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고지도 연구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김 교수는 “고지도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던 2007년 즈음 ‘대동여지도’의 문화재 지정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정이 미뤄졌다”며 “이후 특별한 계기 없이 멈췄던 지도 연구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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