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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동훈 "50억 클럽, 이재명과 무관치 않아…특검, 되레 진실규명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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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심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특검이 진행될 경우 오히려 진실 규명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특검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0억 클럽'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이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수사 대상자 측에서 수사에 관여하는 그림"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3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뤄진 특검법 관련 대체토론에서 "일단 특검법이 상정된 이상 논의는 국회 몫이지만, 개인 의견을 말하자면 특검은 수사능력·의지·인력이 부족한 경우 보충적으로 해야 한다"며 "지금 검찰은 과거 곽상도 전 의원을 수사한 검찰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고, 개인적 판단으로는 지금 중앙지검 수사팀이 이 사건을 독하게 끝까지 수사할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특검보다는 지금 수사팀의 수사를 (지켜)봐 주고, 결과물이 마음처럼 안 되면 다시 특검 추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 장관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50억 클럽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이 특검 수사가 될 수는 없다. 이미 기소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이중기소는 금지돼 있고 일단 기소된 사람에 대해 강제수사는 방어권 문제로 불가하다. 곽 전 의원 사건은 검찰의 공소유지 강도를 높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곽 전 의원에 대한) 1심이 이뤄진 것이어서, 특별법을 만들면 모를까 특검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소위 '50억 클럽'은 성남시 관련자들이 주동이 돼서 브로커들과 짜고 조 단위의 배임행위가 이뤄진 부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그것이 들키는 것을 막거나 처벌받지 않을 목적으로 힘 있는 사람에게 보험을 들거나 하는 방식으로 로비를 한 것"이라며 "이 둘이 분리될 수 없다. (그런데) 특검이 진행되는 경우, 앞 부분의 비리의 본질을 밝히는 것이 중단될 우려가 커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선의가 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진실 규명에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즉 '50억 클럽'은 대장동 비리를 저지른 이들이 법조계 유력 인사 등에게 로비를 한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 특검 수사를 하면 대장동 비리 본건에 대한 수사에서 "진실 규명 방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한 장관의 주장이다.

한 장관은 특히 민주당이 특검법을 발의한 데 대해 "비리의 핵심 부분인 조 단위 배임 부분의 수사 대상자 측에서 (특검을) 주도하고 수사에 관여하는 그림으로 국민은 이해할 것"이라며 "그렇게 나온 결과를 국민들이 수긍할까"라고 했다.

한 장관은 또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중에 특검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강하게 했다'고 했는데, 특검은 누구의 방어나 맞불놓기로 활용되면 안 된다"며 "진실규명이 아니라 '이 대표 수사가 강하니 균형 맞추자'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수사·기소를 분리하자면서 왜 일이 있을 때마다 수사·기소가 결합된 특검을 주장하는지 그 논리적 모순도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이와 관련 "50억 클럽 특검 수사 대상은 이 대표와 관계가 없다. '이재명 방탄'을 위해 특검을 추진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하자, 한 장관은 "이재명 대표와 50억 클럽이 무관하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핵심 피의자로 기소된 분이 이 대표이고, 그 로비는 배임의 사법방어를 위해 이뤄진 로비이다. 어떻게 불가분의 관계가 아니겠느냐"고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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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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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전날 법사위 간사 간 합의대로 이날 법사위에 50억 클럽 특검법 3건을 상정, 심사 절차를 개시했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이 각각 발의한 50억 클럽 특검법을 이날 전체회의에 일괄 상정하고 국회법 58조에 따른 대체토론을 시행한 후 이 법안들을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한 장관의 발언은 이 대체토론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4월 14일 국회 본희의까지는 이 법안이 처리돼야한다"(진성준 의원, 제안설명에서)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은 대체토론에서 "특검법이 법사위에서 논의되는 것이 다행스럽다"면서도 "느닷없는 법안들이 상정돼서 대체토론까지 하는 것이 본회의를 통한 패스트트랙을 사보타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실상의 핵심 피의자가 특검을 추천하고 임명하는 것은 대단히 말이 안 되고 후안무치하다"며 "그래서 '이재명 셀프 특검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소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수정돼야 한다"고 법사위 심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50억 클럽 특검과는 별개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도입도 주장했다. 권인숙 의원은 "50억 클럽 특검법 상정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 국민께 송구하다"며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오늘 특검법 상정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은 빠진 반쪽짜리 상정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 몰라도 이건 국민이 원하시는 길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정의당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표출됐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이날 특검법 상정이 전날 국민의힘-정의당 간 원내대표 회동에서 촉발된 것(☞관련 기사 : 여야, '50억 클럽 특검' 법사위 상정 합의)임을 지적하며 "국정운영 파트너를 민주당으로 삼아줘야지, 물론 소수정당 배려도 필요하지만 정의당과 줄기차게 상의하고 민주당과는 (그 후에) 상의하는 기형적 행태"라고 했다.

기 의원도 박범계 의원과 비슷한 취지로 "어제 정의당과 합의한 50억 클럽 특검법 상정이 무엇을 가리기 위한, 지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란 것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야 한다"며 "다음주까지 1소위에서 한두 번 토론해 결정할 문제이고, 아무리 늦어도 4월10일을 넘기면 안 된다. 그 시간을 넘겨서 심의가 지지부진한다면 국민의힘과 정의당의 합의가 다른 정치적 목적의 꼼수로 오해받을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법사위에 배정된 의원이 없어 현장에서는 이의 제기를 하지 못했다. 정의당은 법사위 산회 후 류호정 원내대변인을 통해 "50억 클럽 특검법 상정을 두고 정의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식의 민주당 의원들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며 "특검은 50억 클럽의 실체를 규명할 수단이지 민주당의 정치적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50억 클럽 특검이 21대 국회 임기 내에 반드시 발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강조하며 "국민의힘이 어렵게 상정된 특검법을 법사위에 두고 시간만 끈다면 정의당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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