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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시승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낮은 가격 2052만원 "성능은 반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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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과 SUV 장점 합친 'CUV' 출시...국내 생산해 전 세계 수출

엔트리 트림 2052만원부터로 합리적 가격, 넓은 축거로 거주성 독보적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f·m, 부드럽고 안정성 높아

기조 확 바뀐 실내, 다양한 편의 기능, '3종 저공해차' 혜택

준중형·중형 SUV 전쟁에서 'CUV 열풍' 만들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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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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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데일리] 한국지엠이 라인업 강화와 함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 이후 첫 쉐보레 차량을 선보였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장점을 결합한 브랜드 첫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젊은 층을 겨냥한 세련된 디자인 변화와 기본기가 훌륭하면서도 알차게 담은 국내 특화 사양, 2052만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출시 전부터 글로벌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2일 한국지엠이 마련한 출시 행사 '트랙스 크로스오버 온 더 애비뉴'에서 만나본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형 SUV인 전작보다 확실히 멋스러워진 외관과 2023년에 걸맞은 실내 사양을 뽐냈다. 저배기량 터보 엔진으로 친환경 시대 기본을 갖췄고 주행감은 제조사 설명대로 세단의 편안함을 선사했다.

기자는 이날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모델에 테크놀로지 패키지와 선루프가 추가된 차로 킨텍스에서 출발해 파주시 문산읍까지 왕복 70여 km를 달렸다. 엔트리급 모델에선 독보적 수준의 고속 안정감이 느껴져 가치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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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사진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온 더 애비뉴' 행사 모습



2013년 출시된 트랙스 1세대 모델은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열었던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후 르노코리아자동차 QM3가 계승한 소형 SUV 시장은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계승했고, 현재는 현대자동차·기아 모델들이 넘겨받았다. 자리를 뺏긴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0월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국내 비즈니스 성장과 변화를 위한 목표 전략을 제시했다. 창원공장에서 차세대 트랙스를 생산하겠다는 말도 이 때 나왔다.

변화 선언 이후 첫 쉐보레 차량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매력은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엔트리 트림은 2052만원, 최상위 트림 가격은 액티브 2681만원, RS 2739만원이다. 제일 위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해도 차량 가격이 3000만원 아래다. 시작가는 출시 전부터 신차에 주목해온 미국보다도 낮다. 환율 영향도 있지만 낮게는 수십만원, 높게는 수백만원대 오른 경쟁 브랜드에 비하면 인상 깊고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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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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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쉐보레 디자인 기조가 뚜렷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와 유사하다. 제일 아래 트림부터 LED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리어램프를 적용했다. 전면에는 크로스오버를 상징하는 알파벳 'X' 형상이 적용됐다. 한국지엠은 "세단의 주행감과 날렵한 디자인, SUV가 갖고 있는 넓은 공간성과 적재 능력의 균형을 잘 살렸다"는 설명이다.

CUV 특성상 SUV보다 높이(전고)가 낮으면서도 넓은 축거(휠베이스)를 확보한 점도 동급 대비 독보적이었다. 차체는 전장(길이) 4540mm, 전폭(너비) 1825mm, 전고 1560mm다. 2열 레그룸(다리 공간)도 충분했다. 측면부와 후면부도 길고 낮은 형태 디자인으로 안정성과 역동성의 조화를 고심한 제조사의 노력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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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길고 낮은 측면·후면부로 안정성과 역동성 간 조화를 갖춘 디자인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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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기존 쉐보레 기조를 확 바꿨다. 수평형 대시보드와 8인치 디지털 계기판, 11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가 합쳐진 듀얼 스크린이 소위 '요즘 차' 느낌을 물씬 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선 스마트폰 연결을 지원해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도어트림이나 하단부 소재는 플라스틱이 다소 엿보였지만 엔트리 차급이란 점과 가격을 고려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준이다. 도어트림부 차량 잠금장치 부분이 손잡이와 별도로 떨어진 점은 조금 충격이었지만 이렇게 잠금장치가 처리된 차량을 오랜만에 봐 개성으로 볼 법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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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실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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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1924년 차량 개발을 위한 '프루빙 그라운드'를 최초로 도입한 브랜드다. 미국 밀포드에 있는 이 첫 주행 성능 시험장은 이제 총 면적 1600만㎡의 대규모 시설이 됐다. 국내에도 인천 청라에 총 면적 50만㎡ 규모 프루빙 그라운드가 있다. 이런 프루빙 그라운드는 전 세계에 총 4곳이다. 이 곳에서 브랜드 내 차량 성능을 수십만km에 걸쳐 시험한다. 차량이 잘 가고 잘 서는 이른바 '기본기'에 대한 부분은 믿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이런 기본기 검증은 잘 끝난 느낌이었다. 신차에는 E-터보 프라임 1.2리터(L) 3기통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39마력과 최대토크 22.4kgf·m의 힘을 발휘한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저배기 엔진의 출력을 의심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가볍게 고속에 도달하면서 중형 세단 만큼의 안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지엠은 고강성 차체와 첨단 파워트레인(동력장치)으로 이런 주행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 언어를 빌리자면 저속에서는 '컴포트'하게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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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저배기 엔진이 탑재됐음에도 가볍게 고속에 도달하면서도 안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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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시승해보니 시속 80km 이상 항속 주행과 시속 130km 이상 고속으로 도달할 때도 가속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파주까지의 자유로 일부 구간에서 시속 180km까지도 가속해봤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 영역에서 엔진과 주행 소음이 다소 많아질 법도 하지만 차급 대비 정숙한 수준을 유지했다. 실내 소음을 상쇄시켜주는 기술인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이 적용됐기 떄문이다. 후륜 서스펜션은 국내 운전자들이 꺼려하는 토션빔이지만 2열 탑승 시 고속에서도 불쾌감은 덜했다.

코너링(회전 구간) 부분에서도 CUV 이점이 살아났다. 세단보다는 지상고가 높아져 약간의 롤링(좌우 흔들림)이 발생했지만 컴포트한 주행감 덕에 이 역시 일부는 상쇄됐다. 엔트리급 차에서는 훌륭한 밸런스를 갖춘 모습이었다.

시승 전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이 "차량을 타 보면 주행감이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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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 22일 쉐보레 트랙스오버 출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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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운전자 보조 장치에서도 높은 수준 경쟁력을 자랑한다. 시작 트림에서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선택할 수 있고 옵션 가격도 35만원 수준이다. 또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시스템 등도 포함됐다.

국내 선호도가 높은 오토홀드(정차 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차량이 멈춰있도록 하는 기능), 1열 통풍·열선시트, 무선 스마트폰 충전, 뒷좌석 에어컨 송풍구, 전동 트렁크 추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L)당 12.7km를 인증받았다. 저배기량 엔진 장점으로 항속 주행 시에는 L당 17~18km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스탑&고(정차 시 시동을 꺼 연비를 개선하는 기능)가 빠져 아쉽지만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공영 주차장 요금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지비용 측면에서 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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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넓은 축거로 동급 대비 넓은 거주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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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로 국산 준중형 및 중형 SUV 부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초 2세대 코나를 출시했고 기아도 올해 중 쏘렌토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의 판매 기조를 잇는 한편 이달 말부터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전기자동차(EV) 버전 '토레스 EVX'를 공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상품성을 개선한 중형 SUV '더 뉴 QM6'를 지난 15일 출시했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현대차 코나(2468만원 부터), 기아 셀토스(2062만원 부터), KG모빌리티 토레스(2800만원부터)보다 시작 가격이 낮아 우수한 가격 경쟁력도 매력 중 하나다.

한편 한국지엠은 올해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이후에는 다양한 전기차까지 쏟아낼 예정으로 국내 시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형 SUV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한국지엠이 이번에는 CUV 열풍까지 만들어낼 지도 관심이 모인다.
김종형 기자 jhkim91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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