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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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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못잖네! 침체된 韓영화계 ‘중꺾마’ 소환할 ‘리바운드’[SS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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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영화 ‘리바운드’ 포스터. 제공|바른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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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농구 용어 ‘리바운드’의 사전적 의미는 슛이 빗나가 바스켓에서 튕겨나온 공을 잡는 행위를 뜻한다. 농구에서는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 팀이 승리한다’는 말이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잡아 득점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다. 월드컵 기간 유행했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과 일맥상통하다.

장항준 감독의 신작 ‘리바운드’는 2012년 제 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고교부 결승전에 출전한 부산중앙고의 준우승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국 최약체로 분류되던 부산중앙고는 8일간 열린 대회에 단 6명의 선수로 출전, 결승까지 교체 없이 연속출전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영화 ‘리바운드’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제작의 ‘리바운드’ 기회를 모색했다. 영화가 처음 기획된 건 11년 전인 2012년이다. 중간에 한차례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다.

장항준 감독이 천만영화 ‘범죄도시2’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에게 연출제안을 받은 건 지난 2018년. 그 후로 5년 만에 가까스로 스크린에서 빛을 보게 됐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는 시기를 탓하지 않는다. 영화 ‘리바운드’는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지치지 말고 ‘리바운드’를 잡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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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스틸. 제공|비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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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협회장기 출전한 부산중앙고 실화 바탕…최약체 팀의 재기 그려

영화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지역 명문이었지만 존폐 위기에 놓인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배경이다. 학교는 중앙고 출신으로 고교 농구 MVP까지 올랐지만 은퇴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강양현(안재홍 분)을 코치로 임명해 농구부의 명맥을 유지하려 한다.

학교의 뜻과 달리 후학 양성에 욕심을 낸 초짜 강양현 코치는 길거리 농구를 하던 학생과 중학교 시절 벤치를 지키던 선수를 모으고 또 모은다. 하지만 첫 출전한 경기에서 전국 최강 용산고와 붙어 몰수패를 당한다. 선수도, 실력도, 팀워크도 부족한 결과다.

중앙고의 신화는 여기서 시작된다. 여전히 모든 게 부족했지만 ‘꺾이지 않는 마음’이 강코치와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중학시절 앙숙이던 기범(이신영 분)과 규혁(정진운 분)도 서로에 대한 앙금을 풀었다. 열정만랩인 1학년 진욱(안지호 분)과 재윤(김민 분)까지 입부하면서 팀은 재기를 모색한다.

영화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장항준 감독의 아내이기도 한 스타작가 김은희 작가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을 집필한 권성휘 작가가 매만진 시나리오는 코트의 땀방울과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는 농구공의 움직임, 그 안에서 한 뼘씩 자라나는 선수들의 모습을 밀도있게 그려냈다.

영화 곳곳 장항준 감독 특유의 유머까지 녹여져 지루할 틈이 없다. 문외한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마니아에게는 익숙한 세계를 다시 보게 한다. 당시 대한농구협회장기에서 출전 선수 대표선서를 한 용산고 허훈(상무) 등 지금은 현역에서 뛰는 선수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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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스틸. 제공|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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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이신영, 농구선수 출신 김택, 30대 2AM 정진운, 10 증량 안재홍 등 열연

현역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이 모델이다 보니 출연하는 배우들도 실전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천기범(후쿠시마 파이어본즈) 역의 이신영은 ‘리바운드’가 발견한 보석이다. 그는 2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캐스팅 뒤 두 달동안 매일 아침, 밤마다 농구연습을 하고 일지를 써서 장감독에게 제출했다”고 말했다.

고향이 부산인 안재홍은 강양현 감독 특유의 말투와 몸짓을 몸에 익히고 10㎏을 증량했다. 그의 존재감은 흡사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안감독을 연상케 하고 유머는 장항준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연예계 대표 농구마니아인 그룹 2AM 출신 정진운은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발목 부상을 입은 18세 소년 규혁을 연기했다. 메이크업을 지우고 민낯의 더벅머리 소년으로 분한 그는 “당시 규혁이 신던 지금은 단종된 운동화까지 찾아 신었다”며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홍순규를 연기한 신예 김택은 휘문고와 중앙대 농구부 출신이다. 그는 배우 선수들의 실질적인 코치로 분해 당시 경기영상을 보고 선수들의 전략을 코칭했다.

영화가 농구와 청춘을 소재로 하다 보니 여러모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비교되는 지점이 있다.

장항준 감독은 “‘슬램덩크’는 많은 인생이 담긴 명작이지만 ‘리바운드’는 한국 젊은이들이 공감할만한 지점이 있다”면서 “엘리트 체육선수를 꿈꾸지만 이 대회가 자기 인생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르는 수많은 선수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의 젊은 청년들이 조금이나마 위안과 공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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